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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늘어도 수익은 제로…'돈 나올 구멍' 찾아나선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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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이색적인 유료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중고 거래 자체에 수수료를 매기면 소비자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거래 과정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를 도입해 비용을 매기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물품을 더 잘 보여주는 타깃광고 상품을 팔거나 몇만원을 추가하면 정품 검수를 해주는 식이다.

수익화 나선 플랫폼들
26일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에 따르면 이웃 광고를 활용한 중고 거래 게시물은 평균 조회수가 일반 게시물에 비해 세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 수는 두 배, 평균 채팅은 30% 많았다. 당근이 지난 5월 도입한 이웃 광고는 자신의 판매 물품을 살 만한 사람을 겨냥한 광고 기능이다.

최소 3000원, 최대 2만5000원의 광고비를 내면 잠재 구매자를 표적화해 물품 판매 확률을 높여준다. 예컨대 10만원짜리 중고 유아용 도서 전집을 광고한다면 1만원을 내고 24시간 동안 타깃 노출을 1700회 할 수 있다. 거래 수수료를 따로 매기지 않는 대신 빠르게 상품을 팔고 싶은 사람을 위한 타깃 광고 상품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다. 당근은 커뮤니티에 지역 소상공인의 광고를 띄우는 상품으로도 돈을 벌고 있다.

취향형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이달부터 플랫폼 내 거래 방식을 안전 결제로 일원화했다. 일반 현금 결제, 외부 결제 등은 모두 금지했다. 구매자 돈을 번개장터가 보관하다가 제품 수령이 확인된 다음 판매자에게 돈을 입금해 사기를 막는데, 이전까진 원하는 구매자만 수수료(상품 금액의 3.5%)를 내고 이용했다.

안전 결제 수수료 모델은 명품과 한정판 등 고가 물품 거래가 많은 번개장터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안전 결제의 반응이 좋아 모든 거래에 도입한 것”이라며 “수수료는 판매자가 부담하도록 했는데, 회사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번개장터는 정품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건당 최대 24만원)로도 수익을 내고 있다.
글 작성권, 상품 독점권 판매도
당근은 지난해 지역광고 모델로 첫 흑자(별도 기준)를 내기 전까지 이용자 3000만 명을 모으고도 매출이 거의 없어 ‘돈 못 버는 회사’로 불렸다. 번개장터는 최근 안전 결제 전면 적용 과정에서 수수료를 부담하게 된 판매자들의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수료를 못 매겨 돈을 벌지 못하던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다양한 매출 파이프라인을 찾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용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유료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느냐가 핵심”이라고 했다.

글로벌 플랫폼들은 이미 끌어올리기 광고, 게시글 작성료, 상품 독점권 판매 등을 통해 다양한 수익 모델을 구축해놓고 있다. 북미 업체인 오퍼업은 무료 게시글 횟수를 정해두고 소진하면 구독 패키지를 사야 게시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 게시된 상품에 30분 먼저 독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프리미엄 멤버십도 판다.

캐나다 플랫폼 키지지도 자신의 상품이 잘 팔릴 수 있도록 세부적인 노출 위치와 프로모션을 설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일본 지모티는 자신의 글을 최상단에 노출할 수 있는 유료 기능을 세부 옵션으로 나눠 제공 중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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