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의 수소 전문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이 수소 연료전지 글로벌 선두권 기업인 컨비온을 7200만유로(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HD현대그룹은 차세대 신사업으로 수소 분야를 낙점하고, 수소전지 관련 지분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HD하이드로젠은 약 1000억원의 투자로 컨비온 지분을 절반 이상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컨비온은 2012년 설립된 핀란드 기업으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관련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다.
SOFC는 수소(H)를 물(H2O)로 만드는 과정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기술이다. 반대로 SOEC는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로 만드는 기술이다. SOFC(수소→전기), SOEC(물→수소) 모두 수소산업의 핵심 전지 기술이다. SOEC로 만든 대량의 수소를 에너지가 필요한 장소로 운송한 후 SOFC를 이용해 다시 전기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컨비온은 두 전지 분야 모두에서 세계 선두권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SOFC 발전 시스템을 공급한 실적도 있다. 컨비온은 핀란드의 스마트에너지 프로젝트, 독일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참여해 자사의 SOFC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 경쟁력을 검증한 바 있다. HD하이드로젠은 컨비온을 연료전지 핵심기술 개발의 허브로 삼는 동시에 유럽 내 사업도 컨비온을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HD현대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풀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1400억원을 출자해 자회사로 수소연료전지 전문 기업인 HD하이드로젠을 설립했다. 글로벌 수소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센터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지난해 에스토니아 연료전지 기업인 엘코젠 지분 인수에 64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번에 컨비온 경영권을 인수한 것 역시 밸류체인 구축의 일환이다. 시장에선 HD현대그룹이 추가적인 수소기업 M&A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등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 관련 시장은 수전해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2040년에는 규모가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글로벌 수소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가야 실제 시장이 개화됐을 때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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