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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한국 웹툰 위상 높아져…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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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과 영화, 드라마에 이어 웹툰이 한국 콘텐츠 수출의 중심 역할을 할 것입니다.”

최근 싱가포르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현 구글 플랫폼 및 기기 정책 부문 디렉터는 “구글이 한국 웹툰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웹툰의 위상이 국내외 콘텐츠 시장에서 높아지면서 구글의 콘텐츠 플랫폼 전략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는 의미다. 그는 “정부든 기업이든 시장에 영향력이 있는 주체들이 이용자와 개발자·창작자를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구글이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할 수 있을지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지난해 한국웹툰산업협회와 공식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 웹툰의 해외 시장 확대와 산업 활성화를 지원해왔다.

지난 13일에는 인도 벵갈루루에서 다국적 웹툰 플랫폼 기업 대시툰과 구글플레이, 한국웹툰산업협회가 한국 웹툰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웹툰산업협회는 대시툰과 협력해 한국 웹툰을 인도와 미국 시장에 유통하고 대시툰은 웹툰 제작용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 ‘대시툰 스튜디오’를 한국의 웹툰 창작자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2022년 설립된 대시툰은 생성 AI로 웹툰을 제작하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 유통까지 가능한 수직통합형 웹툰 플랫폼이다. 구글플레이는 한국 웹툰이 인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국내 웹툰 창작자들이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국내 플랫폼 기업 없이 해외 플랫폼을 통해 직접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웹툰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콘텐츠 산업”이라며 “구글과 같이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해 길을 터주고 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기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글이 ‘웹툰 올림피아드’를 개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일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국 웹툰의 해외 직수출 사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 시장 이해도가 높은 해외 플랫폼과 손잡는 게 시장 공략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서다. 일례로 인도의 경우 사용되는 언어만 8개에 달하고 지역별로 선호하는 콘텐츠도 다르다. 한국 창작자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선 인도 시장을 알고 있는 현지 업체의 조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 웹툰이 구글의 콘텐츠 플랫폼 전략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APAC 지역의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웹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2022년 기준 약 2억 명에서 2028년까지 2억65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디렉터는 “구글 내부에서도 웹툰 관련 수치의 성장세와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웹툰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에서 사용자와 개발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 디렉터는 “중소형 개발자나 창작자들이 더 나은 수익 모델을 가질 수 있도록 유리한 수수료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에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는 개발자는 전체에 3%에 불과하다. 나머지 97%는 앱 유통과 관련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단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국내 웹툰업계도 해외 시장 매출 확대가 과제다. 국내 웹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정체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웹툰을 본 이용자 비율은 2022년 69%에서 지난해 62.8%로 6.2%포인트 낮아졌다.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 또한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싱가포르=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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