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폭형 무인기를 새로 공개해 이목이 쏠린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현대전 추세를 쫓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의 무인기 성능 시험을 현지 지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이스라엘제 '하롭'을 닮은 삼각 날개 형상 무인기, 십자 날개가 달려 러시아제 '란쳇' 자폭 드론과 유사한 기종 등 2개 형태의 무인기가 등장했다. 이에 러시아가 북한의 무인기 개발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에 공개된 자폭 무인기는 수직으로 낙하해 탱크 형상 물체를 완전히 파괴했다. 지상전의 핵심 무기인 탱크는 전면과 측면에 두꺼운 방호 장갑을 두르고 적의 대전차 무기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반응해 요격하는 능동방호체계(APS) 등 방어 수단을 갖췄다. 그러나 회전하는 포탑과 운용 인원이 드나드는 해치가 있는 상부는 취약한 부분이다. 이에 탱크의 상부를 공격하는 '탑 어택'을 위한 지능탄 등이 나와 있다.
북한은 최근 군사 선진국들의 무인기를 거의 복제 수준으로 모방해 개발 중이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무장장비전시회에서 미국의 정찰용 무인기 '글로벌호크'와 공격용 무인기 '리퍼'를 빼닮은 기체를 공개한 바 있다.
자폭형 무인기가 새로운 개념의 무기는 아니지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탱크를 상대하는 무기로 무인기가 주목받으면서 다시금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자폭형 무인기는 제작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표적에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어서 순항미사일의 역할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
한편 한국군은 레이더 전파를 역추적해 적의 레이더를 파괴하는 이스라엘제 '하피' 무인기를 1990년대 도입했고, 현재 육군 특수전사령부가 이스라엘제 '로템-L' 자폭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작전 거리 10㎞에 목표물 1ｍ 이내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한국군은 성능이 더 뛰어난 중거리 자폭 드론 확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합동참모본부가 긴급 소요를 결정했고 2026년까지 국외 구매 방식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