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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상황에 맞춰 스스로 행동…'유능한 로봇' 개발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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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도 일을 잘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한다. 사람과 똑같다. 아무리 하드웨어가 뛰어나도 소프트웨어가 받쳐주지 않으면 과제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로봇 기업이 하드웨어만큼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다.

로봇 소프트웨어에는 네 단계가 있다. 1단계는 로봇에 기초 동작을 수행하도록 명령하는 것이고, 2단계는 사람이 로봇팔을 움직여 특정 행동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3단계부터는 난도가 높다. 20개 정도 행동을 학습시킨 뒤 로봇이 다른 동작도 하도록 제어하는 것이다. 서빙 로봇이 식당 상황을 파악해 사람이 없는 곳에선 빠르게 달리고, 붐비는 곳에선 천천히 움직이는 게 3단계에 해당한다. 4단계는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로봇이 관찰한 뒤 그대로 재현하는 ‘궁극의 단계’다. 대부분 협동로봇 기업은 2단계나 3단계 초반에 머물러 있다. 박종훈 뉴로메카 대표는 “기업은 회사 공정에 맞게 로봇을 맞춤형으로 제작해 주기를 원한다”며 “3단계 이상 기술이 상용화하면 현장에 범용 로봇을 배치해도 각각의 상황에 맞게 알아서 행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피규어AI 등 로봇 기업은 물론 세계 주요 대학도 4단계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로봇이 베테랑 근로자의 노하우를 흡수하면 산업 생산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로봇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사후관리(AS)를 하는 데도 꼭 필요하다. 로봇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부품을 미리 교체해 업무 공백을 줄일 수 있어서다.

김형규/오현우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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