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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0원 식당·멤버십…유통가 "직장인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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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직장인 고객 공략에 나섰다. e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가 줄어드는 가운데 구매력을 갖춘 젊은 직장인을 오프라인 점포로 유인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서울 등촌동에 있는 NC백화점 강서점의 3990원짜리 델리 전문관은 마곡일반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점심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강서점은 지난 3월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뷔페 애슐리퀸즈의 메뉴 200여 종을 즉석식품 형태로 파는 ‘델리 바이 애슐리’를 지하 1층에 들였다. 싼값에 점심을 해결하려는 직장인이 대거 몰리면서 지난 4~7월 강서점에서 델리를 구매한 2030세대 고객은 작년 대비 154% 늘었다. 재구매율도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가성비 푸드코트를 앞세워 직장인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6월 제타플렉스 잠실점, 월드타워점 등 4개 점포에 3990원, 4990원 균일가에 즉석식품을 사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요리하다 월드뷔페’를 열었다. 사무실이 밀집한 상권에 있는 월드타워점은 오전 11시~오후 1시 점심시간대에 직장인이 몰려 준비된 물량이 완판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들이 직장인 수요를 적극 유치하는 건 이들의 구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객단가가 높은 젊은 직장인 고객의 방문 빈도를 늘려 매출을 높인다는 목적이다. 점심을 먹으러 온 직장인들이 쇼핑까지 하고 가는 연계 구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NC백화점 강서점이 가성비 델리 전문관을 들인 이후 2030 고객이 선호하는 패션·스포츠 브랜드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올 7~8월을 기준으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의 2030 고객 매출은 22%, 뉴발란스 매출은 104% 증가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직장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직장인 전용 멤버십을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잠실점 동탄점 등 오피스 상권 점포에 직장인들만 가입할 수 있는 클럽 멤버십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가입자에게 백화점 할인쿠폰, 문화센터 특별강좌 수강권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렇게 방문한 고객이 백화점에서 쇼핑도 많이 한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인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을지로 서식남녀’ 클럽 멤버십 회원의 객단가는 VIP를 제외한 일반 고객의 세 배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에는 직장인을 위한 ‘클럽프렌즈’ 멤버십 제도가 있다. 테크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점은 직장인 멤버십 가입자가 5만 명으로, 전 점포에서 가장 많다. 이들 고객이 백화점으로 식사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판교점은 최근 식당가 할인 혜택을 다른 점포 대비 크게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은 퇴근 후, 혹은 점심시간에 수강할 수 있는 직장인 전용 강좌를 개설해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플로리스트 강의, 이탈리아 요리 강좌, 점심 필라테스 강좌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직장인 강좌 수강생의 백화점 구매 횟수는 평균 월 4회로 일반 고객의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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