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성동구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22주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 부족, 금리 인하 기대, 공사비 인상에 따른 신규 분양가 고공행진 등이 겹친 영향이다. 다만 정부가 이달 초 전방위적 공급 대책을 발표한 데다 대출 조이기에 나선 만큼 매수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전보다 0.28% 올랐다. 22주 연속 상승세다. 오름폭은 전주(0.32%)보다 축소됐다.
강남권에서 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0.59%)가 가장 크게 올랐다. 성동구(0.57%), 송파구(0.48%), 강남구(0.39%)가 뒤를 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신고가인 39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6월 기록한 같은 면적 직전 최고가(39억5000만원)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지난달 24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까지 8396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거래 신고 기한(30일)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7월 최종 거래량은 1만 건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0.08%)와 상승폭이 같았다. 수도권(0.18%→0.17%) 아파트값도 1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셋값의 경우 전국(0.07%→0.08%)과 서울(0.19%→0.20%) 모두 오름세다. 각각 28주, 66주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다음달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8일 정부가 발표한 공급 대책에 더해 다음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다음달부터 집값 오름세가 주춤할 수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는 가격이 높아 대출 없이 구매하기 쉽지 않은 만큼 규제 강화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선 최근 단기 아파트값 급등 영향으로 거래가 줄면서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 마포리버웰’ 전용 59㎡는 5월 16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후 매도 호가가 2억원 뛴 뒤 2개월 넘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마포·용산구 등 강북 일부 인기 단지의 매도 희망 가격이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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