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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소매 체인 월마트가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동닷컴 주식을 모두 처분한다는 소식에 홍콩 증시에서 징동닷컴 주가가 10% 이상 떨어졌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월마트가 징동닷컴 보유 지분을 매각해 최대 37억4000만달러(약 5조원)를 조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징동닷컴 미국주식예탁증서(ADR) 1억4450만주를 주당 24.85달러에서 25.85달러 사이에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는 모건 스탠리다.
월마트는 2016년 징동닷컴과 제휴를 맺고 이 회사의 지분 5%를 인수했다. 중국 소비시장에 베팅한 월마트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이 9.4%까지 늘어났다. 월마트 관계자는 “우리는 징동닷컴의 최대 주주로서 지난 8년간 소중한 파트너로 함께해왔다”며 “앞으로도 징동닷컴과의 상업적 관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현금화한 자금을 월마트 차이나,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샘스클럽’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월마트 측은 “지분 축소 결정을 통해 중국 내 자사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자금을 다른 우선순위에 배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소비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월마트가 징동닷컴과의 결별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부동산발 경기 침체로 소비가 둔화하는 추세고, 고용 불안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징동닷컴은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경쟁사인 알리바바, 핀둬둬 등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월마트와 징동닷컴의 결별은 온·오프라인 소비 경험을 완벽 통합하고자 했던 의도가 실현되지 않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 마케팅 대행사 차이나 스키니의 마크 태너 전무이사는 “월마트는 자신들이 선택한 파트너에게 실망했을 것”이라며 “지분 취득 당시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은 것 같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징동닷컴 주식은 21일 장 초반부터 전날 대비 10% 이상 급락한 99.85홍콩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에 상장된 주식은 최초 보도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9.58% 하락해 25.49달러를 기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