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올 상반기 LG전자 전장사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차 안에 들어가는 내비게이션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반면 전기차용 부품 사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해 연내 ‘수주 잔액 100조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20일 LG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을 하는 자회사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은 올 상반기 500억원 적자를 냈다. 회사 설립 3년 만인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71억원으로 처음 흑자를 냈다가 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반 토막 났다. 지난해 상반기 4995억원에서 올 상반기 2274억원으로 줄었다. 반기 매출로는 회사 설립 이후 역대 최저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이 회사가 만드는 전기차용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 인버터 구매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LG마그나는 인포테인먼트(LG전자 전장사업부), 조명(자회사 ZKW)과 함께 LG전자 전장사업의 3대 축으로 꼽힌다. LG전자의 전체 전장 매출의 30%를 담당한다. 2021년 7월 LG전자 VS(전장)사업부의 파워트레인 사업을 물적 분할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함께 세웠다. 지분율은 LG전자 51%, 마그나 49%다. 회사 관계자는 “LG마그나와 달리 내연기관 차량에도 장착하는 인포테인먼트 사업과 조명 사업은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며 “전기차 판매 둔화로 LG마그나 제품의 탑재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전기차 캐즘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 사업을 벌이는 LG전자 전장사업부는 상반기 매출 5조3500억원, 영업이익 133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334억원)을 뛰어넘었다. 조명 사업을 하는 자회사 ZKW의 매출(1320억원)과 순이익(270억원)은 1년 전보다 각각 9.7%, 68.8% 증가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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