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코스닥시장 진흥을 위해 만들어진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된 종목들의 거래량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스닥 우량 종목들의 활발한 거래를 이끌겠다는 제도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된 49개 종목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조656억원이었다. 지난 1월(1조1448억원)부터 3월(1조4630억원)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크게 줄었다. 이달 12일(6616억원)에는 거래량이 올 들어 네 번째로 낮아지는 등 감소세가 뚜렷하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2022년 11월 도입된 기업 지정 제도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부터 1년가량의 준비를 거쳤다. 코스닥시장에도 우량 기업이 존재하는데, 다른 영세 업체와 뒤섞이는 바람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영업이익 300억원 이상,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등을 편입 기준으로 삼았고 에코프로비엠 알테오젠 휴젤 리노공업 등이 들어왔다. 거래소는 편입 종목으로 지수를 만들고, 기업설명회(IR)를 돕는 등 지원을 펼쳐왔다.
하지만 올 들어 이 지표 활용이 뜸해졌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3종에도 자금 유입이 사라졌다. 코스닥시장 주도주인 2차전지 업종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윤석열 정부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꺼내 들며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에선 기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담당자가 연초 밸류업 관련 부서로 발령 나기도 했다”며 “밸류업과 구분되는 인센티브를 내놓지 못하면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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