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이 지난 16일 취임하면서 “선도형 연구개발(R&D) 시스템으로 체질 전환을 조속히 마치고 R&D 예산 낭비 요인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방만하게 운영된 일부 산하 기관 및 단체 등에 대한 정상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유 장관은 과기정통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관 23개 출연연구소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유 장관은 “국가 과제를 집단지성으로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출연연구소를 혁신하겠다”며 “평가시스템은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혁신해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NST 산하엔 23개 연구소가 있다. 지난 5월 말 과기정통부 외청으로 신설된 우주항공청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천문연구원이 이관되면서 기존 25개에서 2개가 줄었다. 이들이 쓰는 예산은 윤석열 정부의 R&D 삭감 조치가 있기 전까지 매년 늘어 작년 5조원을 넘겼다. 그러나 투입 예산 대비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구조조정 필요성 등이 거론돼 왔다. NST가 자체 진행하는 기관평가 결과도 ‘(매우) 우수’ ‘보통’ 일색이라 근본적인 평가제도 개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 NST 이사장으로는 김영식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을 이끌 적임자를 찾는 것도 유 장관의 책무다. 임기가 만료된 이상률 현 원장 후임을 선정하는 이사회에 과기정통부 1차관 산하 국장급 공무원이 당연직으로 들어가 있다. 항우연은 누리호 4차 발사, 차세대 발사체 개발 등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지난 몇 년간 노사 갈등, 노노 갈등이 깊어져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작년까지 수년간 매년 1조~2조원가량 예산을 써 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등 2차관 산하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관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것도 과제로 지적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이달 들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예산 20% 삭감 등을 추진 중이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2년 연속 ‘D(미흡)’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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