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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독점의 종말…AI 검색 경쟁이 던진 과제[테크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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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미국 연방법원은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저질러 셔먼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반독점 판결을 내렸다.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웹 브라우저 운영자와 휴대폰 제조사들에 자사의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설정하는 대가로 수십억 달러를 지급해 검색 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해했다는 이유이다.

실제로 구글은 2022년 애플의 사파리 웹 브라우저와 모바일 기기에 구글의 검색엔진을 기본 탑재하는 대가로 애플에 약 200억 달러(27조4300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삼성 모바일 기기에 자사 검색엔진과 플레이스토어 기능을 탑재하는 대가로 삼성전자에 4년간 80억 달러(10조9000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판결에 대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즉각 항소한다는 입장이며 최종 판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독점 판결 받은 구글, 검색사업 어떻게 되나
이번 판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향후 검색 및 모바일 시장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인터넷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반독점 소송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판결은 2000년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경쟁 제품을 차단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 소송 이후 거의 24년 만에 나온 반독점 소송판결이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구글의 검색 사업에는 어떠한 영향이 있을까.

먼저 구글은 자사 검색엔진을 타사 기기에서 기본값으로 설정하지 못하거나 적어도 검색엔진 선택모드 배치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회사 운영방식을 바꾸거나 사업의 일부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이미 MS가 자사 운영체제인 윈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강제로 끼워넣어 법원으로부터 2개 회사로 분리하라는 명령을 받았던 선례도 있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올 9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구글 앱스토어 관련 반독점 소송 재판도 예정되어 있는 구글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임에 틀림없다.

이번 소송판결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수익성과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 주된 이유는 MS가 반독점 소송 1심 판결로 회사 분할 명령을 받았지만 결국 최종 판결에서 기각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구글이 직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위기는 사실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기존의 구글 검색 방식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GPT 기반 AI 챗봇 ‘코파일럿’을 접목한 MS나 AI 기반 대화형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 등이 대표적인 경쟁자들이다. 그중 구글의 아성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최근 오픈AI가 내놓은 검색서비스 ‘서치GPT(SearchGPT)’이다.
서치GPT가 쏘아올린 화살
지난 7월에 선보인 오픈AI의 서치GPT는 웹 정보와 AI 모델을 결합해 정확한 출처와 빠르고 시의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는 새로운 검색 프로토타입이다. 아직 1만 명만 이용 가능한 테스트 버전이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다른 어떤 검색엔진들을 압도하고 있다.

도대체 서치GPT는 기존 구글 검색과 어떤 차이가 있기에 검색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걸까.

우선, GPT4에 기반한 서치GPT는 주로 키워드 매칭에 의존한 기존 검색엔진과는 달리 질문하는 대화형 경험 방식이다.

구글의 기존 검색방식이 사용자 질문에 대해 관련 링크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탐색하는 방식이라면 서치GPT는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가장 관련성이 높은 핵심 정보를 요약해 관련 링크와 함께 제시한다. 또한 질문 전후 맥락을 이해해 후속 질문에 대해 대화형 검색 경험을 제공한다.

둘째, 투명성과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표시하여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자료 링크와 함께 제공한다. 이 점은 또 다른 AI 기반 검색 경쟁자인 퍼플렉시티와 유사하다.

셋째,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인덱스에 의존하는 기존 검색과 달리 서치GPT는 웹의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한다.

넷째, 서치GPT는 광고와 긴밀히 연결된 기존 검색과는 달리 답변과 연결된 링크가 광고로 연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질문 답변에 인용된 해당 출판물을 인용하고 링크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와 원저작자를 연결해주는 등 언론사 등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서치GPT는 검색 시장에서 구글 검색을 대체할 수 있을까.
구글이 그리는 검색의 미래
현시점에서 챗봇 형태의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가 대세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치GPT가 검색 시장 경쟁에서 20여 년간 왕좌를 지켜온 구글 검색엔진을 대체한다는 주장은 조금 무리인 듯싶다.

무엇보다 검색 인프라와 기술, 방대한 정보에 대한 접근성, 전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의 92%를 점유하고 있는 시장 지배력, 다양한 구글 제품과 다양한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통한 생태계 구축 측면에서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고 있는 우위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죽하면 검색과 구글링(Googling)이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을까.

생성형 AI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인 환각과 편향, 부정확한 정보 등도 서치GPT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실시간 웹 데이터를 참조하여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그 데이터를 직접 실시간으로 학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생성형 AI로 인해 이용자들의 검색 행태나 이용 방식, 서비스 기능 등이 바뀌겠지만 기존의 검색엔진 자체를 완전히 대체하는 상황은 단기간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서치GPT가 구글의 검색엔진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의 최근 고백(?)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이는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의 최근 발언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AI가 검색의 미래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생성형 AI가 검색을 대체하기보다는 개선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미 검색에 자사 챗봇 제미나이(Gemini)를 창작하고 있는 구글이 테스트 중인 검색생성경험(SGE: Search Generative Experience)이나 지난 5월 구글 개발자회의(Google I/O 2024)에서 출시한 생성형 AI 검색기능 ‘AI 오버뷰(AI Overview)’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듯하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흐름은 기존의 검색 방식과는 차별화된 혁신적인 검색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기술이나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생성형 AI에 기반해 개인의 선호도에 맞게 검색 결과를 맞춤화해 사용자들에게 보다 직관적이고 정확한 대화형 검색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구글이 그리는 검색의 미래는 챗봇 경험 자체라기보다는 생성형 AI를 접목해 기존의 검색경험을 어떻게 새롭게 재정의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심용운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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