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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호재라고 덥석 물었다간…" 폭락장 '생존의 법칙'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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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는 이시은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수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지수 전망은 어차피 의미가 없습니다. 지표 분석의 최종 목적은 내가 투자할 상장사의 이익을 추정하는 것입니다.”

차소윤 BNK자산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지난 7일 “주식 투자는 시장 예측 이익과 자신의 시각 사이 간극에 베팅하는 행위”라며 “개인 투자자라면 ‘모멘텀 투자(차트·시장 분위기에 따른 추격매매)’에 휩쓸리기보단 관심 업종의 3~4개 종목을 골라 실적을 집중적으로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팀장은 KB증권,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을 거친 14년차 국내 주식 전문 펀드매니저다. 지난해 운용 펀드 수익률이 47.6%를 기록해 액티브 주식형 공모펀드 중 최상위권 성과를 낸 바 있다.
"화장품주株, 기존 등락률 중요하지 않다"

차 팀장은 최근의 폭락 장세에 대해 “‘편안한 시장’은 끝났다”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인공지능(AI) 주도주 과매수 양상에 제동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투자 포트폴리오의 40%를 현금화해 대비를 끝낸 상태였다. 차 팀장은 “아직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꺾일 기미가 없기 때문에 침체를 단정하긴 이르다”면서도 “상반기 미국이 ‘골디락스(경기가 과열도 냉각도 아닌 적절한 상태)’를 외치던 상황에서 국면이 전환하고 있고, 다음 달 금리 인하 전후로 주도주 손바뀜이 나타날 수 있어 극도로 보수적인 운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대를 거는 영역은 대형 조선주다. 차 팀장은 “조선주 주가 상승이 최근까지 가팔랐지만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았다”며 “최소 1년은 갖고 있어도 좋은 업종”이라고 말했다. 그의 관심주인 주요 대형사(HD현대중공업·HD한국조선해양·HD현대미포·삼성중공업) 주당순이익(EPS)이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면 최근 2년간 대체로 증가했다는 점이 근거다. 그는 “물론 증권가 추정치에는 매번 미치지 못했지만, 꾸준히 차이를 줄이다가 2분기 결국 이를 앞지르기까지 했다”며 “역대 최고에 근접한 신조선가 지수(선박 가격 지표),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확대로 내년까지 이어질 업황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시작됐다”고 짚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시한 온실가스 배출 규제로 인해 선박 교체 주기가 당겨지고 있는 점도 그가 꼽는 강력한 투자 포인트다. 다만 2분기 ‘어닝 쇼크’를 낸 한화오션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했다.

상반기 인기를 누린 화장품주에 대해서도 “기존 주가 등락률은 중요하지 않다”며 “이익이 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이 중에서도 개별 화장품 브랜드보다는 유통사와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용기 제작업체 등이 차 팀장의 분석 대상이다. 상반기 400개 브랜드를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유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실리콘투, 대형 ODM 업체 한국콜마, 2분기 최대 실적이 전망되는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 제조 업체 펌텍코리아 등이 대표주로 꼽힌다. 올들어 지난 7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각각 433.21%와 11.78%, 66.39%다. 차 팀장은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던 ‘K뷰티’ 화장품들 위상이 미국 대상 인디 브랜드 화장품의 도약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하지만 개별 브랜드 투자로는 이익 증가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고 리스크도 크다”고 했다. 미국을 넘어 내년 중동, 남미 등 수출이 본격화하면 업종 주가가 다시 한번 뛸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대형주부터 '이익 오를 근거' 찾아라
그는 “남들이 다 아는 단기 이벤트로 투자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차 팀장은 1년에 4번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종목 결정에서 대상 회사 주가들이 매번 오르는 현상을 예시로 들며 “변수도 적고 유행만 타는 투자에선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투자의 최종 목적지는 기업 이익의 추정으로 향해야 하지, 발생하는 호재를 찾아 이리저리 투자처를 옮기면 수익률만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은 그의 평소 지론이기도 하다.

이익 추정은 증권사 전망치나 기업 가이던스보다 반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 기업의 사업 지표를 꼼꼼히 살피고, 시장 예측보다 이익 전망치가 밝아질 수 있는 자신만의 근거를 찾아내면 투자에 돌입할 때라고 했다. 조선 업종의 IMO 규제, 화장품 업종의 미국 시장 호황도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찾아낸 기준들이다. 그에게도 종목당 1~2주가량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내가 개인투자자라면 3~4종목만 투자했을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이유다. 차 팀장은 “경험적으로 업종 주도주를 먼저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이 패러다임에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업황 개선 시기, 재무 상태와 제품의 준비를 끝마친 대형주는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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