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포괄임금제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공짜 노동’을 근절하겠다”며 포괄임금제 금지를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정부는 포괄임금제 금지보다는 오남용을 막을 수 있는 보완에 무게를 두고 있어 민주당이 법안 통과를 강행할 경우 여야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13일 포괄임금 계약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의 수당을 따로 주지 않고 연봉에 포함해 정액 형태로 지급하는 근로 계약을 의미한다. 박 의원은 “장시간 노동이 포괄임금 계약으로 합법화되고 있다”며 “‘그림자 노동’이 눈에 보이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금융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비례대표로 22대 국회에 들어왔다. 박 의원에 앞서 지난 6월에는 역시 노조 간부 출신인 박해철 의원이 포괄임금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포괄임금제 금지는 아직 민주당 당론은 아니지만, 중점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포괄임금제는 잘못된 제도”라며 “노동시장 연장을 꾀하고 공짜 근로를 강요하는 제도는 개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민주당은 주요 노동 공약으로 포괄임금제 폐지를 담기도 했다. 당시 공약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실제 근무 시간을 의무적으로 측정해 기록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박 의원은 이날 연차 유급휴가 요건을 완화하고, 휴가일수 증가 등으로 인한 불이익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
정부의 고용정책심의회 심의 안건으로 ‘장시간 근로 해소와 근로시간 단축’을 신설하는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를 기반으로 주 4일제 도입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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