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3일 15: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무·환급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가 회사의 상장을 방해한 혐의로 한국거래소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A교수를 고소·고발한다. 수사 과정에서 한국세무사회 등의 개입 여부가 밝혀지면 전선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자비스앤빌런즈는 이번 주 업무방해 혐의로 A 교수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국거래소의 정당한 상장 심사를 못 받도록 방해했다는 혐의다.
부정 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고소 조치도 취한다. 거래소의 회의 자료 및 내용을 외부에 누설했다는 혐의다.
이번 고소·고발 조치는 지난 6월 한국세무사회 지회인 서울지방세무사회에서 A 교수에게 자비스앤빌런즈의 코스닥 상장을 막아낸 공로에 대한 감사장을 수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공식적으로 감사장을 수여하면서 A 교수가 세무사회 측에 전문가 회의 참석 사실, 회의 내용, 심사 방향 등을 세무사회 측과 공유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세무사회가 나서 서울지방세무사회 전임 집행부가 거짓 공적을 발표했다며 해명했으나, 자비스앤빌런즈는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단 것이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직역 단체와 갈등이 있는 스타트업들에 우리와 같은 불합리하고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만약 수사 과정에서 한국세무사회 관계자 등의 개입이 확인된다면 추가로 고소·고발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직후 A 교수는 감사장을 반납하고 해당 감사장과 관계된 서울세무사회 전임 집행부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세무사회 역시 내부적으로 업무정화조사위원장을 단장으로 ‘서울회 회무와 선거사무 농단 진상규명단’을 꾸려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이르면 9월 내부 징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세무사회가 자비스앤빌런즈를 삼쩜삼 서비스와 관련해 허위·과장 광고 등을 이유로 고소·고발을 이어가고 있던 상황에서 자비스앤빌런즈도 법적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창업벤처규제혁신단을 꾸려 양측을 중재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자비스앤빌런즈 상장 무산 이후 양측의 갈등이 더욱 격화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비스앤빌런즈의 삼쩜삼 외에도 세이브잇, 1분, SSEM(쎔) 등 세무 관련 플랫폼 후발주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한국세무사회와 스타트업 간 힘겨루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세무사회는 이들 스타트업이 불성실신고와 탈세 조장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당국의 수사 및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각 세무 관련 플랫폼이 올해부터 대형 핀테크사와 협업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토스는 지난 4월 세이브잇을 운영하는 택사스소프트를 인수했다. 금융플랫폼 핀다는 `세금을 되찾는 순간 1분'을 운영하는 지엔터프라이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세무 환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5월부터 널리소프트가 운영하는 세금 조회서비스 ‘쎔(SSEM)’을 카카오뱅크 앱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