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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 시대 데이터센터 싹 자르는 '사후 전력 허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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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데이터센터 ‘사후 전력 허가제’가 논란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 운용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마련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용지 확보와 기초 설계, 투자 유치 등을 다 끝낸 뒤 전기를 공급할지를 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서다. 정부와 한국전력 판단에 따라 이미 수백억원을 들인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한정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전기 먹는 하마’로 통하는 데이터센터를 지역으로 분산한다는 취지라고 하지만 업계는 미래 산업 리스크를 기업에 떠넘긴다고 반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기준 153개로 미국(5381개)의 3%에도 못 미친다. 글로벌 서비스는 고사하고 국내 수요도 자체 충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력 허가제를 시행하는 건 글로벌 경쟁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AI용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려는 해외 빅테크는 한국을 피해 일본이나 싱가포르로 발길을 돌린다. 미래 산업의 싹을 꺾는 사후 전력 허가제는 재검토가 마땅하다.

이런 비정상적 정책이 나온 배경에는 전력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6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2년의 2배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경기 용인시 특화단지의 전력 수요만 10GW가 넘는다. 이는 서울 전체 전력 사용량과 비슷한 규모다.

AI산업의 성패는 전력 공급에 달려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대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은 현실적으로 원전뿐이다. 정부는 2038년까지 신규 원전 3기,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건설하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공개했지만, 탈원전 정책 기조를 고수하려는 거대 야당의 반대가 변수다. 국가 에너지 대계에 좌우가 있을 수 없다. 턱없이 부족한 송배전 선로 건설을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확충 특별법과 원전 확대에 불가피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법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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