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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합병, 주주들 반대에 연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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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간 합병에 대해 셀트리온 주주 대부분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간 합병 추진이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설문조사를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합병 추진에 앞서 주주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다.

셀트리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주 중간집계를 해본 결과 셀트리온 주주의 90%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셀트리온제약 주주 가운데에서도 30%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합병 관련 설문조사를 이날까지 진행했지만 반대의견 비중이 지난주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셀트리온 주주의 80%에서 90% 이상이 이번 합병에 반대 의견을 낸 만큼 올해 합병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구성한 특별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합병 추진 혹은 연기 여부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역시 주주들이 반대한다면 무리하게 합병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셀트리온제약 주가가 빠지고 실적이 크게 좋아질 때 합병을 재추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대부분 반대의견을 낸 것은 셀트리온제약 주가가 너무 고평가돼 있고 합병의 실익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종가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20만원으로 셀트리온제약(8만2300원)의 2.4배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셀트리온이 43조3986억원으로 셀트리온제약(3조4234억원)의 12배다. 영업이익(지난해 말 기준)은 17배 차이다. 셀트리온 주주 입장에선 합병 시 재분배되는 주식 수를 결정하는 합병 비율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 측은 “앞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합병은 ‘제조와 판매 일원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이라는 분명한 합병 효과가 있었다”며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해외 판매가 주 사업인 셀트리온 입장에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판매와 합성의약품 개발을 맡은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시너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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