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쿠베르텡(프랑스·1863~1937)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한 선수들이 4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을 기약했다.
서채현(20)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볼더링+리드) 결선에서 합계 105.0점을 얻어 6위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목표한 메달까지는 모자랐지만 자신에 대한 실망과 자책은 없었다. 그는 “아쉽긴 하지만 후련한 마음이 더 크다”며 “충분히 무대를 즐겼다”고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을 보였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직전 도쿄올림픽 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8위로 마친 서채현은 이번 대회에서 6위로 순위를 2계단 끌어올렸다. 그는 “내 등반을 마음껏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번에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으니 LA올림픽에서는 더 올려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유쾌한 역사’로 유명한 김수현(29)도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 올림픽에서 더 성장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이날 사우스파리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역도 여자 81㎏급 경기에서 인상 110㎏, 용상 140㎏, 합계 250㎏을 들어 올려 전체 13명 중 6위에 올랐다. 인상과 용상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한 번씩 판정이 번복되는 불운 속에 메달 획득에 실패한 김수현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4년 뒤 LA올림픽에서는 더 ‘센 캐’(센 캐릭터의 줄임말)가 돼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근대 5종의 서창완(27)도 첫 올림픽 무대를 마친 뒤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날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근대5종 개인 결선에서 총점 1520점으로 7위에 오른 그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남지 않는다”며 “지금처럼 열심히 훈련해 내년 시즌부터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앞서 대회 일정을 마친 다이빙 김수지(26)와 체조 여서정(22) 또한 빈손에도 밝은 표정으로 “4년 뒤 메달을 목표로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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