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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서 오픈런 했어요"…요즘 MZ들 푹 빠진 간식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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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박모 씨(29)는 지난 5월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유명 젤리를 사기 위한 일정을 추가했다. 유튜브나 틱톡 등 각종 SNS 먹방을 통해 유행을 탄 구미첼 젤리를 구하기 위해 여행 중간에 일부러 도쿄역을 들른 것이다.

‘젤리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이 젤리는 프레첼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겉바속촉)한 식감 덕에 ‘ASMR’(소리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 템으로 불린다. 6개짜리 젤리 1박스에 1만원이 육박할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현지인에 여행객 수요까지 몰리면서 늘 오픈런 대란을 일으킨다. 대기를 해도 물량이 달려 구매 수량이 인당 2박스로 한정돼 있다.

박씨는 “국내 온라인 중고마켓에 웃돈이 붙어 팔릴 정도로 인기라 일본 여행을 가기 전부터 구매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주변에서도 맛보고 싶다는 지인이 많아 가까운 이들을 중심으로 하나씩 나눠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젤리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구미첼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형형색색의 젤리가 각종 유튜브에서 먹방 콘텐츠에 등장하면서 구매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과거처럼 젤리를 꼬마들 간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ASMR 콘텐츠 등으로 인플루언서들이 먹는 모습이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10대부터 30~40대까지 폭넓게 '젤리 마니아'가 느는 추세다.


12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3946억원 규모였던 국내 젤리 시장은 지난해 4473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2029년에는 6317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젤리는 캔디류 중에서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간식으로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위안 소비가 주목 받으면서 시장이 커졌다. 유명인들이 평소 일상에서 즐기는 젤리 제품에 대해 소개하거나 인플루언서들이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식감의 젤리 제품을 먹는 영상 등이 등장하면 관련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파리올림픽에서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이 경기 도중 에너지젤을 먹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면서 해당 제품이 ‘품절 대란’을 겪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SNS족들은 젤리를 얼려 먹거나 형형색색의 젤리를 같이 녹였다가 굳혀 먹는 등 다양한 색깔과 식감으로 소비한다. 이에 따라 ASMR 영상 등으로 화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같이 젤리의 인기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 트렌드와 맞물려있다. 기존에 비슷한 역할을 하던 껌이 맛보다는 구취 제거 등 기능성에 집중해온 반면 젤리는 다양한 맛과 모양을 앞세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다.

편의점들은 차별화된 젤리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25에서는 ‘지구모양 젤리’를 상품으로 선보이면서 크게 재미를 봤다. 지구모양 젤리는 새콤한 시럽이 든 동그란 모양의 젤리를 동결건조한 형태의 제품이다. 중국의 한 제조사가 만들었는데, 독특한 모양과 식감을 가진 이 제품이 유튜브에서 ‘먹방(먹는 방송)’용 콘텐츠로 자주 등장하면서 국내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10~20대 사이에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현재는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품절 대란 아이템’이다. SNS상에는 이 제품을 구하기 위해 다른 지역 편의점까지 찾아가 손에 넣었다는 ‘구매 인증글’들까지 올라올 정도였다.


앞서 이 편의점은 베트남 여행 필수 구매템으로 알려진 '탑후르츠 망고젤리'를 출시하면서, 일주일 만에 1만개를 팔았다.

현대백화점은 BGF리테일과 협력해 '흰디와 젤리씨앗단' 젤리를 편의점에 내놨다. 이는 백화점 외부 유통채널로의 첫 진출 사례다. 흰디는 현대백화점이 2019년 선보인 자체 캐릭터다. 이 캐릭터 모양을 활용해 만든 젤리 제품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젤리가 아이들은 물론 성인 간식으로 떠오르며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맛과 모양으로 기획된 신상품들과 해외 유명 젤리 제품을 들여오는 식으로 소비자 수요를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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