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MZ세대 직장인 사이에서 유행한 밸런스 게임이 있다. “형, 누나같이 친근하지만 능력 없는 리더 vs 정 없고 까칠하지만 능력 있는 리더.” 대다수 MZ세대 직장인은 후자를 선택했다. MZ세대가 직장과 일을 이해하는 관점이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보니, 대부분 조직이 MZ세대 구성원의 동기부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다가도 모를 것 같은 MZ세대를 설득하고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미국 직장인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책 <10세부터 25세까지(10 to 25)>는 젊은 세대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변화시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 교수로 주로 청소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마인드셋과 스트레스를 연구하는 데이비드 예거 박사는 최근 새롭게 발표된 뇌과학과 심리학 연구 결과들을 활용해 젊은 세대를 올바르게 격려하고 오해와 갈등을 피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심리학 연구자가 되기 전 중학교 교사와 농구 코치를 하면서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한 예거 박사는 베이비붐 세대, X세대, MZ세대, 그리고 알파세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한다.
신경과학자들은 “열 살이 되고 사춘기에 접어들면 인간의 뇌가 자부심, 감탄, 존중 같은 사회적으로 보람 있는 경험을 갈망하고, 반대로 굴욕이나 모욕감 같은 사회적 고통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청소년기에는 어른들이 하는 말의 행간을 미묘하게 읽어내고 숨겨진 의미를 해석해 어른들이 자신을 존중하는지 아니면 무시하는지 알아차린다. ‘지위’와 ‘존중’에 대한 이런 민감성은 20대 중반까지 계속된다. 따라서 저자는 젊은 세대의 마음과 생각을 사로잡는 방법은 ‘그들을 어른처럼 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유기농 식품회사 홀푸드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존 매키는 “요즘 젊은이들은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예거 박사는 매키의 이런 주장이 틀렸다고 반박하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감독자 사고방식’을 가진 상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감독자 사고방식은 높은 기준만 요구할 뿐 상대를 지지하거나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가 나약하다고 판단해 아예 기대치를 낮게 유지하는 ‘보호자 사고방식’ 역시 잘못됐다고 말한다. 젊은 세대를 움직이게 하는 방법은 ‘멘토 사고방식’이다. 무시하지 않고 검증하고, 요구하지 않고 질문하고, 모호하게 말하지 않고 분명하게 표현하는 게 바로 멘토 사고방식이다. 책은 젊은 세대를 움직일 수 있는 멘토 사고방식이 무엇인지,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10세부터 25세까지>에 대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그릿>을 쓴 앤절라 더크워스는 “젊은이들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책은 많지만, 이 책만큼 좋은 책은 없습니다. 젊은 세대에게 현명한 영향력을 미치려는 사람을 위한 필독서입니다”라고 극찬했다.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젊은이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든 부모, 직장 상사와 교사를 위한 소중한 책입니다”라고 추천사를 남겼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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