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했던 미국 국채 금리가 반등하고 뉴욕증시가 하락하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증시가 미국발(發) 경기 침체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자금 이탈, 금융시장 불안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5% 하락한 2556.73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258포인트(0.74%) 떨어지며 약세를 나타냈고 대만 자취안지수도 2% 내렸다. 지난 5일 각각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한국과 일본 증시 주가지수는 이후 이틀간 반등했지만 오름세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삼성전자(-1.74%), TSMC(-0.23%) 등 국내외 주요 기업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이날 새벽 마감한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인 여파로 분석된다. 뉴욕증시는 7일(현지시간) 장 초반 나스닥지수가 2% 이상 뛰는 등 큰 폭의 오름세로 시작했지만 오후에 하락세로 반전해 다우지수(-0.6%) S&P500지수(-0.77%) 나스닥지수(-1.05%)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요인으로 미국의 국채 입찰 수요 미달 등을 꼽았다. 이날 미국 재무부가 시행한 420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족해 금리가 당초 전망치보다 0.03%포인트 높은 연 3.96%로 결정됐다. 채권 수요 부족이 엔 캐리 트레이드 투자 청산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채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다.
이날 입찰에서 간접 수요 비중은 66.2%로 지난 6개월 평균(70.9%)보다 낮았다. 일각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빅 컷’(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Fed가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내릴수록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은 오른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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