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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A to Z] 조금 특별한 마카오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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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A to Z] 조금 특별한 마카오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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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의 도시 혹은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 마카오를 수식하던 예전의 별칭은 잠시 잊어도 좋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마카오만의 매력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컬러풀 마카오
아담한 골목 구석구석, 발길 닿는 모든 길이 저마다의 빛깔을 뽐낸다. 마카오는 색으로 기억되는 도시다. 동서양이 어우러지고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마카오의 역사가 그 배경에 있다.

마카오의 중국명은 아오먼(澳門), 항구를 여는 문이라는 뜻이다. 16세기 중반 태평양으로 진출한 포르투갈인들은 동양과 서양을 잇는 이 땅의 가치를 알아봤고 마카오를 무역 기지로 삼았다. 그로부터 약 450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마카오는 동서양의 문화가 동거하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마카오의 진짜 얼굴은 골목에서 드러난다. 유럽식 파스텔톤 건물과 정겨운 중국풍 가게가 어깨를 맞대고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그 가치를 인정받은 마카오 역사지구의 풍경이다. 약 450년간에 이르는 중국 전통문화와 서양 문물 교류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역사지구의 중심을 지키고 선 성 바울 성당 유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1837년 신학 공부를 위해 수도했던 곳이다. 화재로 소실돼 남쪽 출입구 벽체만 남았지만, 거룩한 아름다움만은 여전하다. 벽면을 장식한 부조는 동서양의 세계관과 건축 양식이 혼합됐다는 점에서 특히 가치 있다.



성 바울 성당을 나와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연애 골목(Travessa da Paixao)'이라 불리는 작은 거리가 나온다. 50m 남짓한 아담한 규모지만, 민트·노랑·핑크 등 감성적인 컬러 덕에 인생샷을 찍기 위한 이들로 북적인다. 세나도 광장 방면으로 향하는 골목길은 '육포 쿠키 거리'다. 알싸한 육포 냄새와 고소한 아몬드 쿠키 향, 시식을 권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투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물결무늬 타일이 포인트인 세나도 광장에 들어서면 마카오가 아시아의 유럽이라 불리는 이유를 실감하게 된다. 광장을 둘러싼 유럽풍 건물과 바닥을 장식한 포르투갈식 물결무늬 타일 '칼사다 포르투게사'가 이국적 아름다움을 더한다. 레스토랑과 카페, 상점이 즐비해 잠시 머무르며 더위를 식히기에도 제격이다.



사이방대교를 건너면 마카오를 구성하는 섬 중 가장 작은 섬에 자리한 '타이파 빌리지'가 있다. 과거 포르투갈인들이 별장을 짓고 휴식을 취하던 동네로, 포르투갈 양식의 건축물과 소박한 주택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1921년에 지어진 포르투갈 고위 공직자의 저택 타이파 주택 박물관, 마카오식 돼지고기버거 '주빠빠오'를 맛볼 수 있는 카페 등 발 닿는 곳마다 즐길 거리가 넘친다.
마카오의 식탁은 특별하다
오직 마카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식문화가 있으니 바로 '매케니즈 푸드(Macanese Food)'. 매케니즈 음식의 역사는 15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마카오에 거주하던 포르투갈 사람들이 현지 식재료로 포르투갈 음식을 해먹던 것에서 유래했다. 중국과 서양 문명의 만남을 음식에서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매케니즈 식당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메뉴는 바칼라우다. '포르투갈인들은 꿈을 먹고 살고, 바칼라우를 먹고 생존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와 같다고나 할까. 짭짤한 바칼라우는 포르투갈 와인과 궁합이 좋다. 세계 6위의 와인 생산국인 포르투갈 와인은 유럽 외 지역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들지만, 포르투갈령이었던 마카오에선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토마토퓌레에 새우·오징어·홍합 등 신선한 해산물을 넣고 끓여낸 해물밥도 별미다. 볶음밥보단 국밥에 가까운 형태를 띤다. 시원한 해물육수 덕에 한국인이라면 '해장템'이라고 외칠 수밖에 없는 맛을 지녔다.



마카오 남쪽의 한적한 어촌 마을 콜로안 빌리지는 에그타르트를 맛보기 위해서라도 꼭 발걸음해야 하는 곳이다. 마카오 에그타르트 원조 맛집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가 이곳에 있기 때문. 포르투갈 스타일의 마카오 에그타르트는 바삭한 페이스트리에 부드러운 커스터드 필링이 더해져 한결 가볍다. 갓 나온 에그타르트를 흔들면 찰랑찰랑 흔들리는 필링이 느껴질 정도.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찰떡궁합이다. 앙증맞은 에그타르트를 닮은 듯 소박한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성당도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스페인 선교사 프란시스코 사비에르를 기리는 성당으로, 김대건 신부의 초상화도 있다.
호캉스를 즐기는 법

마카오의 면적은 33.3㎢. 서울 자치구 하나 정도에 해당하는 아담한 도시지만 코로나 이전 연 관광객이 4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사랑받는 곳이다. 전 세계인의 발길이 몰리는 만큼 대규모 호텔·리조트가 도심에 빼곡히 자리한다.

팬데믹 전과의 차이점이라면 카지노의 도시에서 마이스(MICE) 허브, 가족여행과 호캉스 성지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는 것. 코로나 이후 오픈한 초대형 복합 리조트(Integrated Resorts)는 숙박은 물론 미식·쇼핑·엔터테인먼트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갤럭시 리조트가 대표적이다. 리조트 내 안다즈 호텔은 전시·회의 시설 등이 들어선 갤럭시 인터내셔널 컨벤션센터(GICC)와 1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 갤럭시 아레나를 개장했다. 지난해 5월 블랙핑크가 이곳에서 아시아 투어를 마쳤고, 올해 10월 (여자)아이들이 공연을 앞두고 있다.



가족 여행객에게 특화된 엔터테인먼트도 더욱 풍성하게 만나볼 수 있다. 야외 수영장보다는 워터파크라는 설명이 어울리는 릴갤럭시 마카오의 그랜드 리조트 덱은 7만5000㎡(약 2만3000평) 부지에 대형 인공 파도풀인 '스카이톱 웨이브 풀', 575m 길이의 유수풀과 워터슬라이드 등을 갖췄다. 갤럭시 마카오에 있는 8개 호텔 투숙객이면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그랜드 리조트 덱 패키지 상품'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 마카오에서 유일하게 연중 내내 운영되는 스튜디오 시티의 워터파크와 골든 릴 대관람차도 필수 코스다.

영국 런던을 고스란히 옮겨온 듯 황홀한 착각을 선사하는 런더너 마카오에서는 파리와 뉴욕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들어선 해리포터 전시회가 열린다. 기숙사를 선택하면 약초학·점성술 등 호그와트의 마법 강의와 실감 나게 재현된 소설 속 명소를 인터랙티브 전시로 즐길 수 있다. 머글에서 마법사로 변신하는 순간만큼은 '어른이'들도 동심으로 돌아간다.



마카오의 야경을 제대로 만끽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탁 트인 오픈 톱 버스 혹은 케이블카 윈 팰리스 스카이캡에 탑승하는 것. '오픈 톱 버스 나이트 투어'는 버스에 앉아 마카오의 주요 관광지를 편리하고 시원하게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1층은 없고 모두 2층의 오픈된 좌석에 탑승하기 때문에 반짝이는 마카오의 밤을 양껏 즐길 수 있다. 윈 팰리스 호텔에서 인공호수를 한 바퀴 크게 도는 스카이캡에선 야경 투어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분수 쇼 '퍼포먼스 레이크'를 감상할 수 있다. 음악에 맞춰 완벽한 군무를 선보이는 물줄기를 보며 마카오의 밤을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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