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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두코바니 원전에 적용한 수출형 신규 노형 APR1000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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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원자력발전소 설계 국산화를 위해 설립된 한국전력기술은 국내 다수의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설계한 세계적 수준의 전력·에너지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한전기술은 최근 한국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에서 설계를 전담했다. 원전 수출 ‘팀 코리아’의 설계 전담사로서 체코 정부가 요구한 신규 노형 개발 및 유럽 사업자 인증을 성공시켰다. 또 경쟁국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평가된 입찰서를 제출하고 기술 평가에 고경험 엔지니어들을 집중 투입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15년 만의 최대 규모 원전 수출을 이루어낸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출형 신규 노형 APR1000 개발
체코는 신규원전 건설 논의가 시작되면서 제한된 전력망과 냉각수량으로 1200메가와트(MW)급 이하의 유럽 기술 요건을 충족하는 신규 원전을 요구했다. 팀코리아의 대표 노형이자 UAE에 수출된 1400MW급 원전인 APR1400(Advanced Power Reactor 1400)과 다른 새로운 노형 확보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 한전기술은 국내 원자력 관계기관과 함께 2016년부터 팀코리아 유럽 수출 전략 노형인 ‘APR1000’의 설계기술을 개발에 착수했다.

APR1000 노형은 유럽 수출을 목적으로 IAEA(국제원자력기구), WENRA(서유럽규제기관협회), EUR(유럽 사업자협회) 최신 안전기술기준을 반영하여 개발된 3.5세대 노형으로 2023년 3월 EUR 최신 요건 인증을 획득했다.

2016년에 새로 개정된 EUR 요건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성을 크게 강화해 안전등급분류, 심층방어, 극한 외부재해 및 대량 방사능 방출의 실질적 배제 등 새로운 설계요건을 대폭 포함하고 있다. 새로운 안전등급분류 결정 요건의 경우 기존 설계에 적용된 방법과 매우 상이하다. 이에 따라 1년 동안 100여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수십 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APR1000의 모든 계통·기기 및 구조물 안전등급을 결정할 수 있었다. 효율적인 계통 및 배치 설계, 구조 설계 등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한전기술이 지금까지 쌓아 온 40여년의 설계 노하우와 경험이 집약된 APR1000은 개발 착수 4년만인 2020년 표준설계가 완성됐다.
○유럽 사업자 인증 획득
약 4년에 걸친 APR1000 표준설계 이후 신규 노형 건설에 대한 체코 당국의 기술성 입증 요구에 따라 2021년부터 EUR 인증을 착수하게 된다. EUR 인증은 유럽에서 원전을 건설하려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안전 및 성능 요건에 대한 부합성을 유럽 각국의 전문가로 구성된 EUR 심사자가 평가해 유럽 내 원전 건설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과정이다.


팀코리아는 APR1000에 대한 노형 설명서, 안전 및 성능 요건에 대한 자체 부합성 평가서와 근거 설계문서를 심사 일정에 맞춰 제출하고 심사 질의응답을 수행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간 동안 진행된 EUR 인증 심사는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심사 중단 등으로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했다. 팀코리아는 협업을 통해 심사 문서 제출과 수검 등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지난해 3월 요건 부합률 99.6%라는 경쟁 노형 대비 최고의 성적으로 EUR 인증을 취득했다. 이런 결과가 체코 당국에 APR1000에 대한 기술적 신뢰감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한전기술의 설계 기술력도 다시 한번 입증받았다.
○방대한 입찰 제안서 기한 내 제출
프랑스는 세 번의 입찰 입찰서 제출 과정에서 기한 연장을 두 차례 요청했다. 반면 팀코리아는 성실하고 빠른 대응으로 기한 내 입찰서를 제출했다. 2022년 4월 접수된 체코의 입찰요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요건을 포함했다.

‘팀코리아’ 업체들은 입찰서를 작성하고 제출하기까지 총 7개월 동안 발주사가 요구하는 모든 사항에 대해 최고 품질의 입찰서로 작성했다. 한 관계자는 “작성-검토-회의-수정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다”며 “방대한 양의 입찰서 목차의 구성과 작성 지침에 대한 개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런 고단한 노력을 통해 팀코리아는 방대한 분량의 최초입찰서를 기한 내에 제출했다. 체코 측은 한국의 입찰서 품질이 압도적이라고 평가했다. 최초입찰서 제출 후에도 3개월간 약 1000여건에 달하는 질의와 답변 과정이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양측간 중요한 이견 대한 질의응답과 대면 협의 결과를 반영한 수정입찰서가 제출됐다. 올해 4월엔 발주사가 추가로 요구한 최대 4개 호기 건설을 포함하는 최종 입찰서가 제출됐다. 한전기술은 입찰서 작성, 제출, 질의응답 및 협의, 수정 및 최종 입찰서 제출 과정 전반에서 설계 및 기술적 부문을 주도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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