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각국에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직접판매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다. 올해 매출 ‘3조 클럽’ 가입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747억원과 영업이익 725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올랐다. 이 회사의 분기 매출이 8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0%가량 빠졌다. 지난해 12월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으로 인한 재고 합산 및 일시적인 원가율 상승의 여파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성장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은 제품 판매 안정화 및 다변화다. 2020년부터 직접판매를 해온 유럽에서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지난 1분기 유럽 시장 점유율 59%를 차지했다.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은 유럽 주요 5개국을 중심으로 7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SC제형은 정맥주사(IV) 제형보다 연간 치료 비용이 세 배가량 높다. 여기에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도 유럽에서 각각 25%, 21%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직판을 시작한 미국에서도 매출이 급증세다. 2분기 미국 매출은 2800억원으로 전년 동기(135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미국에 머물며 현지 의료진을 직접 만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의 성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인플렉트라(램시마의 미국 제품명)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지 완제의약품(DP) 제조시설도 추가로 확보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권고하고 있어 시장 전망은 더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제품군도 꾸준히 확장 중이다. 2023년 6개였던 제품은 현재 9개로 늘어났다. 증권업계에서는 램시마 SC제형 ‘짐펜트라’의 미국 판매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만큼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분기 짐펜트라 매출은 22억원을 기록했지만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잡히면 연말에는 3000억~4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호실적 공시에 힘입어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8.24% 오른 19만7000원에 마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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