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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에 첨단기술까지…EV3·캐스퍼 일렉트릭 '캐즘'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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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다’

국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기아의 EV3와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 하반기 연이어 출격한다. 가성비를 앞세운 소형차지만, 다양한 첨단기술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이 소비자들의 전기차 이용 만족도를 높이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판매 둔화)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탑재한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본격 판매를 앞두고 6일 서울 삼성동 JBK 컨벤션홀에서 신차 기술 설명회인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개발한 연구원들이 직접 발표자로 캐스퍼 일렉트릭의 기술과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했다.

캐스퍼 일렉트릭 프로젝트를 주도한 정헌구 책임연구원은 “작은 차의 한계로 지적되는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선하고자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밀도 높은 차를 목표로 연구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차다. 이에 고객들이 실내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 단위로 검토하고 다시 개발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또한 300㎞ 이상의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삼고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내연기관 모델대비 휠베이스를 180㎜ 키웠다.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뒷자리와 트렁크 공간도 넓어졌다. 앞좌석은 기계식 자동 변속 레버 대신 컬럼식 변속 레버(SBW)를 적용하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와 차량 내·외부로 220V 전원을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을 적용했다. 아울러 센터페시아가 돌출된 부위를 45㎜ 줄여 조수석으로 타고 내릴 수 있는 공간을 개선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용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다. 무게와 휠베이스가 늘어난 만큼 승차감 및 주행 성능에 개발 초점을 맞췄다. 승차감은 전기차의 강점인 정숙성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이를 위해 전통화시스템(PE)을 차체에 고정하는 체결 부품인 마운트에 고무 소재가 아닌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했다. 하이드로 부싱은 하나의 소재로만 이뤄진 고무 부싱과 달리, 내부에 유체를 봉입해 유체가 이동하면서 만들어내는 유체 저항으로 충격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모터의 진동도 줄이는 부품이다.

이를 통해 진동을 약 3데시벨(dB) 낮췄고, 스티어링 휠을 통해 운전자의 신체로 직접 전해지는 진동도 9dB가량 줄일 수 있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또한 고주파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모터에 탑재된 회전자 영구자석을 V 형태로 6단 적층하는 등 내부 구조도 최적화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능도 장착했다. 전·후방에 장애물이 감지된 상황에서 운전자가 악셀 페달을 급하게 작동하는 경우 운전자의 페달 오인으로 판단해 출력 제한 혹은 긴급 제동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기능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49kWh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에 315㎞ 주행 가능하다. 지난달 9일부터 사전 계약을 시작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3150만원이다. 세제 혜택을 받으면 2000만원대로 낮아진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만 국내에서 1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EV3, 회생제동에 자율주행 기술 접목
기아가 지난달 23일부터 출고를 시작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에도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현대차그룹 최초로 장착됐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회생제동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 감속하는 기능이다. 선행 차량과의 거리와 다양한 내비게이션 기반 정보를 활용해 과속 카메라, 좌·우회전, 커브길, 속도제한,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 여러 상황에서 자동으로 감속한다. 또한 시속 9km 이하에서는 자동 감속이 되지 않던 기존과 달리 정차 상황까지 자동 감속이 가능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빈도를 줄였다. 스티어링 휠 우측의 패들쉬프트를 약 1초간 길게 누르면 스마트 회생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EV3엔 회생제동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아이 페달 3.0’도 적용됐다.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한 기존 아이 페달을 업그레이드 한 것으로 0단계에서 3단계까지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작동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가장 강한 회생제동 단계에서만 아이 페달이 작동하던 기존과 달리 운전자들이 각자 선호하는 감속도로 아이 페달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한 주행이 가능하다. 시동을 켰을 때 이전에 설정한 아이 페달 단계가 유지된다.

EV3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은 냉각수 멀티 밸브를 적용해 냉각수 관련 부품들을 하나로 모듈화했다. 이를 통해 부품 수를 44% 줄이고 중량도 4.5% 절감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외기 열원 과 구동 열원 을 동시에 활용하는 동시 흡열 방식을 적용해 히트펌프 성능을 강화했다. 외부 공기의 열과 모터, 배터리의 폐열을 동시에 활용해 난방 성능을 개선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3세대 주파수 감응형 밸브가 적용돼 주행 시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도 줄였다. 3세대 주파수 감응형 밸브는 크기를 줄여 중소형 차급에 적합하도록 개발됐다. 주로 고주파수 대역에서 형성되는 노면 주행 진동을 줄이기 위해 고주파수 진동 감지 시 진동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감쇠력을 조절한다. EV3는 지난달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판매량(1975대)이 2000대에 육바하는 등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팔린 전기차 중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1764대), 기아 레이 EV(1407대)와 EV6(1344대) 등 상급 모델보다 더 많이 팔렸다.
동급 최대 수준 배터리 장착한 EV3…셀 성능 개선해 급속 충전 성능도 강화
4세대 배터리…에너지밀도 22%↑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고전압 배터리다. 기아는 EV3에 동급 최대 수준의 81.4kWh 4세대 니켈·코발트·망간(NCM)배터리를 탑재했다. 한번 충전에 501㎞를 주행할 수 있다. EV3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세운 HLI그린파워가 생산하고 있다.

기아는 EV3의 여유로운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의 구성 요소(셀-모듈-팩) 중 가장 작은 셀 단위부터 개선했다. EV3에 탑재된 4세대 배터리는 셀 단위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동일한 400V 시스템이 탑재된 니로 EV보다 에너지 밀도를 약 22% 높였다.

아울러 더욱 많은 배터리 셀을 탑재할 수 있도록 구조도 바꿨다. 기존엔 배터리 및 전류를 제어하는 BMU(배터리 관리 유닛), CMU(셀 모니터링 유닛), PRA(파워 릴레이 어셈블리)와 같은 여러 전장품을 배터리 팩 전방부에 배치했다. EV3에 적용된 4세대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팩 후방 상단에 전장품을 배치해 기존 공간에 더 많은 셀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를 최적화했다.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 만큼 충전 성능도 한층 강화했다. 배터리가 커지고 주행 가능 거리도 늘어났는데 충전 성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최적의 전기차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 EV3에 탑재된 배터리는 급속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셀 단위의 성능 개선을 이뤘고, 급속 충전 시 빠르게 뜨거워지는 배터리 온도를 제어하기 위해 수랭식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도 한층 개선했다.

이를 통해 EV3는 상온에서 급속 충전 시(350kW 충전기 사용 기준) 10→80%까지 롱레인지 모델은 31분, 스탠다드 모델은 29분 만에 각각 충전 가능하다. 기존 시스템보다 약 12분 단축된 것이다. 강석원 배터리전략팀 연구원은 “향상된 셀 에너지 밀도, 최적화된 배터리 팩 패키징, 우수한 열관리 시스템 등이 EV3의 압도적인 주행 가능 거리 달성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신정은 기자/도움말=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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