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2024 세법 개정안’에는 상속세 부분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 담겼다. 현재 자녀 1인당 5000만원까지 공제 가능한 금액을 1인당 5억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내용이다. 이 부분이 상속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상속이 발생하면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 후의 말일까지 상속재산에 대해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한다. 이때 상속재산은 상속된 재산과 사전증여재산 추정증여재산 등을 포함해 계산한다. 이렇게 계산된 상속재산 총액에서 임대차 보증금, 채무 등을 차감한 ‘상속세 과세가액’을 계산한다.
상속세 과세가액을 구한 뒤엔 이번에 개정안에서 발표된 공제액을 반영해 ‘과세표준 금액’을 파악한다. 상속공제 금액이 1인당 5억원으로 대폭 오르면서 배우자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가정에서 상속할 경우 부채 차감 후 17억원까지 상속세 산출 금액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 전에는 부채 차감 후 10억원까지만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았다. 상속인인 자녀가 2~3명인 가정에선 현실적으로 감세 효과가 상당하다.
과세표준 금액이 발생하지 않아 납부할 상속세가 없으면 신고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상속과 관련해선 별도의 페널티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자산이 상속 재산에 포함된 경우엔 납부할 상속세가 없더라도 상속세를 신고하는 게 낫다.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으면 향후 상속받은 부동산을 매도할 때 양도차익 부분에서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주택을 매도하는 경우에는 그 매도금액으로 상속세 신고를 하게 되는 만큼 양도소득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 이후 매도한다면 그 상속 주택이 비과세 요건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에는 상속으로 인한 취득금액과 매도금액과의 차액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고 2년 이내에 매도할 때도 적용세율은 단기 세율이 아니라 누진세율(기본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상속받은 주택을 매도할 때 세율 적용은 피상속인의 취득 시기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금액을 계산하는 부분에선 상속개시일부터 양도일까지의 기간으로 계산한다.
부동산 자산은 등기 여부와 관계없이 상속개시 시점(사망일)에 세법에서 정한 금액으로 취득한 것으로 본다. 이때 상속세 신고가 진행되면 그 금액으로 취득하게 되는 것이지만, 납부할 상속세가 없으면 세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기준시가, 공시가격 등으로 정해진다. 따라서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시장가격보다 낮은 공시가격으로 상속에 따른 취득을 하는 것으로 결정돼 향후 양도소득세 계산 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아파트는 6개월에서 2년까지 동일 단지에서 동일 평형의 거래가 대체로 이뤄진다. 다가구 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은 거래가 2년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납부할 상속세가 없어도 유사 매매사례 가액 등을 통해 신고하는 게 향후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김성일 리겔세무회계법인 대표 회계사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