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아시아 주요 증시가 폭락한 데 이어 뉴욕증시 3대 지수 전부 큰 폭으로 떨어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2.5% 이상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3.99포인트(-2.60%) 내린 3만8703.27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23포인트(-3.00%) 하락한 5186.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6.08포인트(-3.43%) 내린 1만6200.0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대형 기술주도 대폭 떨어졌다. 엔비디아가 6% 이상 급락하는 등 대부분 반도체주가 하락했다. 반도체 모임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 가까이 내렸다. 애플(-4.8%), 테슬라 (-4.23%), 아마존(-4.10%), 마이크로소프트(-3.27%) 등도 3% 이상 하락했다.
이번 낙폭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미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망치(17만6000건)와 전월 수정치(17만9000건)를 모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저치다. 7월 실업률은 4.3%로 6월(4.1%) 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10월(4.5%) 이후 최고치다.
7월 고용 보고서가 나오기 이틀 전엔 연준이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5.25~5.50%다.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선택한 것을 두고 “연준이 금리 인하 시점을 놓친 것 아니냐”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는 “경제에 대한 우려와 연준의 느린 듯한 대응,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미국의 고용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강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전날(5일) 일제히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8.77% 급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루 만에 234.6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닥지수도 11% 넘게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만 시가총액 235조원어치가 증발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451포인트(-12.4%) 급락해 사상 최대 하락률을 경신했다. 대만 자취안지수(-8.35%)도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