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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 엔비디아 젠슨 황이 그리는 '미래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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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오늘이 결코 최고의 날이 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눈앞에 놓인 수많은 산봉우리에 오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게임, 코인 시장을 휩쓴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모든 산업의 인공지능(AI)화’를 외치며 인류의 미래 발전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와 엔비디아의 행보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젠슨 황이 내뱉는 ‘엔비디아 언어’를 ‘어떻게 기업을 경영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보기로 한다.
‘0 빌리언달러’ 시장을 노려라
‘0 빌리언’이라는 ‘0’과 ‘10억’으로 구성된 모순적 수치는 엔비디아가 시장을 읽는 눈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 가치가 없는 미개척 분야라고 해도 가치가 있고 엔비디아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곳이라면 이를 공략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각오를 말한다. 고객이 없는데 왜 몰두할까. 젠슨 황은 이런 시장에선 경쟁자가 없는 게 확실하다고 봤다.

초기 PC 게임 시장은 물론 AI 컴퓨팅까지 엔비디아가 몸담았던 GPU 시장은 시장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아무도 관심이 없었던 슈퍼컴퓨팅용 GPU는 10년이 넘는 긴 겨울을 지나 생성형 AI 학습에 사용되며 폭발적으로 시장이 성장했다. 엔비디아는 당장 시장이 없어 재무적 기대 가치가 0에 수렴하더라도 미래가 가는 방향에 부합한다면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자율주행, AI, 바이오 신약 개발에서 앞서갈 수 있던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젠슨 황은 그를 이을 젊은 벤처기업인에게 개척 정신을 강조한다.

“먹잇감을 잡기 위해 뛰든,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뛰든 달려야 한다. 둘을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어쨌든 달려야 한다.”
미래 성공 초기지표(EOIFS)
시장이 없는데 어떻게 성공을 확신할 수 있을까. 그는 통상적인 핵심성과지표(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아니라 ‘미래 성공의 초기 지표(EIOFS·early indicators of future success)’라는 새로운 평가 개념을 사용한다. 시장 점유율과 같은 눈앞의 성과보다 다가올 미래의 성공 징조를 보는 일에 몰두하겠다는 것이다.

KPI는 조직이 달성하려고 하는 목표 대비 진행 상태를 측정하는 지표다. 젠슨 황은 KPI가 과거를 반영하는 결과로 “좋은 지표인지 나쁜 지표인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영업마진 등 KPI는 결과이지 미래 지표가 아니라는 견해다.

엔비디아는 3개년 계획, 5개년 계획 같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세운 계획이 없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세상에서 거대한 5개년 계획은 말도 안 된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성공의 초기 시그널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젠슨 황은 중요한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면 된다고 봤다. 딥러닝이라는 용어조차 존재하지 않던 시절 한 무리의 연구자가 찾아와 자신들이 사용하는 알고리즘을 프로세서에서 처리하기 쉽도록 별도 컴퓨터 언어를 개발해달라고 요청했다. 엔비디아의 개발 플랫폼 쿠다(CUDA)의 시작이다. 당시 던진 질문은 의외로 간단했다.

“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중요한 과학 분야의 어딘가에서 진보를 이루게 하는 것인가.”

젠슨 황의 신조는 간단명료하다. 어떤 길로 가고자 한다면, 현재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지표를 가능한 한 빨리 찾는 것이다. 그들이 아니라면 풀기 어려운 문제에 초점을 뒀다. 중요한 문제라고 해도 그들이 아니어도 해결할 수 있다면 엔비디아는 기꺼이 게으름을 선택했다.

그는 확신을 위해 이런 자기 최면을 건다.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지세요.’ ‘매일 그 신념을 확인하세요.’ ‘최선을 다해 신념을 추구하세요.’ ‘매우 오랜 시간 그 신념을 추구하세요.’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고 그 여정을 함께하세요.’

엔비디아는 시장 크기가 아니라 일의 중요성에서 동기를 찾는다. 젠슨 황은 가속 컴퓨팅 없이는 불가능한 과학·응용산업이 있을 것이란 믿음을 의심치 않았다. GPU는 이전에 할 수 없던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 비디오게임에서 디자인으로, 디지털 제품으로, 분자공학·유전체학·AI에 이르는 과학기술 컴퓨팅으로 영역을 넓혔다. 젠슨 황은 이를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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