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 간판 김민종(24)이 ‘살아있는 전설’ 테디 리네르(35)에게 가로막혀 금메달 획득이 좌절됐다.
김민종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100㎏ 이상급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의 ‘빅 테드’ 리네르에게 한판패를 당했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은 놓쳤지만 김민종은 유도가 1964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최중량급에서 한국 유도 역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한국 유도는 올림픽 남자 7개 체급 가운데 최중량급에서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최중량급 메달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1988년 서울 대회에서 조용철(현 대한유도회장),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김선영이 획득한 동메달뿐이었다.
세계랭킹 1위, 올림픽랭킹 1위인 김민종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유도에 금메달을 가져다줄 유력 후보로 꼽혔다.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3년 전 도쿄 대회 때 16강에서 탈락한 그는 3년간 고된 훈련을 이겨낸 끝에 해당 체급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프랑스의 유도 영웅이자 ‘최중량급 전설’로 불리는 리네르의 벽은 높았다. 김민종(183cm·130kg)은 자신보다 20cm나 더 큰 리네르(203cm·140kg)를 상대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배대뒤치기와 업어치기로 끊임없이 공격을 시도했지만 리네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반면 경기 시작 1분여가 지나도록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않았던 리네르는 1분30여초를 남기고 허벅다리후리기로 김민종의 중심을 흔들었다. 정규시간 종료 16초를 남기고는 허리후리기 공격으로 한판승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리네르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이 체급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도 대표팀은 개인전을 모두 마친 가운데 총 4개의 메달을 땄다. 여자 52㎏급 은메달리스트 허미미와 남자 81㎏급 동메달리스트 이준환, 여자 78㎏ 초과급 동메달리스트 김하윤에 이어 파리 대회 네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