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이 2일 티몬과 위메프가 신청한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승인하면서 피해자 구제를 위한 구조조정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빠른 인수자 확보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병욱 법원장이 직접 심리에 참여해 약 한 시간 만에 ARS 승인을 결정한 것도 제3자 인수 방식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판단에서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ARS 프로그램 적용을 요청했다. ARS 프로그램은 회생 절차 개시 결정에 앞서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에 자율적인 구조조정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법원이 지원하는 제도다. ARS가 승인되면 최소 1개월에서 3개월까지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보류된다. 쌍용차는 6개월간 기간이 연장되기도 했다.
파산관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린의 최효종 변호사는 “ARS는 회생과 달리 채권 할인이 없기 때문에 구조조정 성공 시 채권자에게 더욱 유리하다”며 “다만 실패하면 이후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때문에 ‘시간 끌기’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간에 채권자들과 티몬·위메프는 채무 조정, 외부 자금 유치, 인수합병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을 다양하게 논의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환불 절차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진다. 최대 관건은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다.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를 받는 큐텐(두 기업의 모기업)의 구영배 대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수자를 찾아내야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다”며 “쌍용차, 이스타항공 등 더 어려웠던 기업들도 결국 새 주인을 찾고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티몬·위메프가 채권자 측과 ARS 기간 안에 조정에 합의하면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은 취하된다.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 운용사 메쉬코리아도 2022년 ARS 신청서를 제출하고, 회생 절차 개시 직전 hy로부터 신규 자금을 투자받아 회생 절차에서 벗어났다.
다만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반대하면 ARS는 중단된다. 이 경우 법원은 대표자 심문 내용과 현장 검증 결과 등을 종합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검토한다. 티몬과 위메프의 주요 채권자는 카드·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이며, 8만 명에 이르는 입점 소상공인이 다수의 채권자로 알려졌다.
권용훈/허란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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