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여성 리더 시대 ② 김현경 대한인플루언서협회장
“한국 경제는 제조업을 근간으로 성장했지만, 인플루언서 산업이 중소기업을 살리면서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김현경 대한인플루언서협회장 겸 위즈온컴퍼니 대표는 “인플루언서 산업이 제도권에서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ESG 경영 차원에서 사회의 다양성 증진을 위해 인플루언서 산업의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상품 제조 유통업에서만 30년간 업력을 쌓으면서 인플루언서 시장이 향후 미래산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인플루언서 산업이 성장하려면 사회적 통합과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증진시키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프로젝트나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2017년 당시 인플루언서들이 블로그에 제품을 소개한 것이 판매까지 이어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이 시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쇼핑과 달리 인플루언서의 경우 직접 자신의 브랜드 상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제작비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말에 따르면, 인플루언서가 독자적 브랜드 상품을 만드는 비율이 높아지며 유통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 같은 인플루언스 커머스 시장의 경우 현재 10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그는 내년에 25조 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연간 14.4% 성장세를 보여 2027년에는 약 7500조 원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인플루언서 마케팅 채널 시장도 덩달아 지난 8년간 12.4배 성장하는 등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김 회장은 30여 년 전부터 유통업계에 종사하면서 인플루언서 산업의 가능성을 목격했다고 언급했다. 2017년에는 화장품을 직접 제조·판매하는 위즈앤컴퍼니를 설립해 운영하다 인플루언서 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국내외 높아지는 글로벌 영향력을 보고 이 산업의 지원군으로서 협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2020년 대한인플루언서협회라는 이름으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았다.
김 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는 대한인플루언서협회는 인가를 받은 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협회는 인플루언서 산업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마련을 위해 국회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국내 최대 유통 세일 페스타인 ‘코리아세일페스타’에도 매년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혁신 성장 포럼을 개최해 기업과 인플루언서들을 매칭시키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협회는 지난해 4월 이태원 상권 살리기를 위해 아티스트 거리 전시회를 기획 운영하면서 골목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플루언서 자격증도 개설했다. 지난해 서울시 경제진흥원과 함께 쇼플루언서 자격 과정을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인플루언서 양성을 위한 무료 교육도 진행한다. 김 회장은 내년 3월부터 숭실대학원에 인플루언서 석사과정을 신설해 교수로 부임하는 등 인플루언서 산업 확장에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인플루언서 산업’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을 근간으로 성장했지만, 플랫폼을 통해 인플루언서 산업이 매우 커졌습니다. 우수한 한국 상품의 인지도가 확산되고 해외시장까지 규모를 넓히는 데 인플루언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플루언서가 모든 산업과 기업의 마케팅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플루언서의 힘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고 봅니다.”
현재 인플루언서 산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협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글로벌 인플루언서 산업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협회는 업계 표준, 정책, 인증 등을 체계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산업연구원을 설립해 글로벌 산업에 대한 집중적 연구를 수행하고, 기업과 인플루언서 간 협업으로 글로벌 인플루언서 엑스포를 개최하며 이 산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산업의 성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더 많이 머물면서 소셜미디어가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급성장했습니다. 기업들도 인플루언서 마케팅 투자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 전체 마케팅 예산의 40%를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지출하는 기업이 23%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플루언서의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보는 거죠. 인플루언서를 활용한다면 중소기업도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법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인플루언서의 권리 보호 차원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인플루언서들이 플랫폼과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인 보호 조치입니다. 인플루언서 계정을 일방적으로 폐쇄하거나 상당 기간 정지시키는 등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인플루언서의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합니다.
이에 정부가 플랫폼과 인플루언서 간 분쟁 조정 상황에서 의사소통을 위한 현지 리에종 오피스 및 분쟁 해결을 위한 컨트롤타워 설치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인플루언서 커머스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인플루언서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국내 기업이 활동하는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체계적 산업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인플루언서협회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가 있다면요.
“‘K-인플루언서’를 전 세계로 확산시켜 대한민국을 글로벌 리더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대한민국을 인플루언서 산업의 종주국으로 생각할 만큼 이 산업을 투명하고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비전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 프로그램 강화 및 법제화, 정부 지원 등 다각도로 접근해 체계적 발전 방안을 구축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루언서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인플루언서 산업에 ESG 경영을 어떻게 적용하는 게 좋다고 보시나요.
“인플루언서 산업 내에서 사회 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업계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인플루언서들은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프로젝트나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사회적 통합과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프로젝트나 이니셔티브에 재정적 지원을 통한 캠페인 실행과 인플루언서들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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