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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삼수생 이우석, 결승서 올텐…"3년 전 아픔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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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삼수생 이우석, 결승서 올텐…"3년 전 아픔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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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는 인연이 없나 싶었다. 그럴 만도 했다.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선발전 4위로 아깝게 태극마크를 놓쳤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다시 치른 선발전에서 아깝게 출전권을 놓쳤다.

고통스러운 도전 끝에 비로소 설 수 있었던 올림픽 무대. 이우석(26)은 완벽한 경기력으로 그간의 아쉬움을 설욕했다.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이우석은 6발의 화살을 모두 10점 과녁에 꽂았다. 첫 번째 주자였던 이우석이 안정감 있게 10점을 쏘아주면서 김제덕(20)도 자신 있게 시위를 당겼고, 김우진(32)은 맏형으로서 든든하게 마지막을 책임졌다.

경기를 마친 뒤 이우석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 한 발로 어머니와 같이 울었던 기억을 끝낸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발을 쐈다”고 말했다. 3년 전 도쿄행이 좌절됐을 때 어머니와 엉엉 울었던 기억이 생생했기 때문이다. 그의 마지막 화살은 과녁 정중앙을 맞히며 금메달을 확정 짓는 주춧돌이 됐다.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한국 양궁은 오로지 실력만으로 경쟁을 치른다.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로 뽑히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할 정도로 상위권 선수층이 두껍고, 경쟁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세 번째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이우석은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선수인 셈이다.

먼 길을 돌아서 선 올림픽 금메달 결정전. 여러 번 좌절을 겪으며 단단해진 덕분인지 이우석은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결승전 무대에 들어서면서 ‘오늘, 날이구나’ ‘즐기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동료들에게 “내가 10점 쏠게”라고 자신 있게 말했고, 그 말을 지켰다. 그는 “안 좋았던 기억을 덮고 출전한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홀가분하게 게임을 치른 것 같다”며 “내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운명이었다고 생각하려 한다”고 활짝 웃었다.

남자 양궁의 막내 김제덕은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처럼 우렁차게 “파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일본과 맞붙은 8강전에서 10점을 쏜 뒤 일본을 향해 포효하기도 했다. 형들의 반응도 좋다. 김우진은 “김제덕 선수와 함께하면 긴장이 뭔가 신나는 감정으로 바뀐다”고 했고, 이우석 역시 “(파이팅 소리에)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같이해주다 보면 더 파이팅이 생긴다. 같이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맏형 김우진은 이번에도 ‘최강의 궁사’임을 증명해냈다. 김우진은 2016년 리우 대회에서 구본찬 이승윤과,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오진혁 김제덕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그는 동생들에게 “실수했다고 만회하려고 하면 안 된다. (다른 두 명이) 나눠 가지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사수로 나서 든든한 뒷배 역할로 올림픽 단체전 3연패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양궁은 이제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남자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는 4강에서 김우진과 이우석이 맞붙고, 승자가 김제덕과 결승에서 만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혼성 단체전에는 김우진과 임시현이 나서 3관왕에 도전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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