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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국에 기후대응댐 14곳…치수(治水)는 속도가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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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상기후와 전략산업 물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댐을 새로 짓기로 하고 어제 후보지 14곳을 선정했다. 한강권, 낙동강권, 금강권, 영산강권과 섬진강권 등 전국이 대상이며 다목적댐 3곳, 홍수조절댐 7곳, 용수전용댐 4곳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환경부는 수몰로 인한 이주나 상수원 규제 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지역 주민 대상 설명 및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몇 년간 기후 변화 여파로 극단적 물난리와 가뭄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2022년엔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 냉천이 범람해 9명이 사망하고 포스코 제철소의 가동이 상당 기간 중단됐다. 같은 해 광주·전남 지역에선 반세기 만에 가장 긴 227일간의 가뭄이 닥쳐 생활용수 부족과 국가산업단지 가동 중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달 전북 익산과 충남 부여 등지에선 500년 만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한 폭우가 쏟아져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14년 만에 추진되는 다목적댐, 홍수 또는 용수 조절용 댐이 있었다면 막거나 줄일 수 있는 피해였다. 여기에 더해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기 용인 등지에 조성되고 있어 댐 추가 건설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기후 대응 정책을 정상화하는 의미도 있다. 문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홍수 예방 등을 위해 시작한 4대강 사업을 적폐로 몰고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洑)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도록 했다. 또 충북 영동군의 상촌댐, 충남 청양군의 지천댐 등 댐 건설을 전면 중단시켰다. 명분으로 내세운 수질과 환경 개선은 이루지 못한 채 충청과 이남 지역의 물난리 피해만 키운 최악의 결정이었다.

댐 건설엔 아무리 짧게 잡아도 10년 넘게 걸린다고 한다.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주민 설명회부터 개최하는 등 속도를 내야 한다. 야당도 기후 대응과 전략산업 지원이란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 과거 4대강 정비 사업에 나선 이명박 정부를 ‘토건 공화국’ ‘4대강 삽질’ 등의 거친 용어로 비방하며 발목을 잡았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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