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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를 어떻게 했길래"…KKR·앵커, '티메프 사태'에 평판 실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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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를 어떻게 했길래"…KKR·앵커, '티메프 사태'에 평판 실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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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7월 30일 16: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벌어진 초유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후폭풍이 사모펀드(PEF)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큐텐·큐익스프레스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자 실사를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대기업들도 감지한 큐텐의 재무적 위험을 KKR·앵커가 포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두 사모펀드의 평판이 상당히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KKR과 앵커PE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몬스터홀딩스는 큐텐 지분 32.24%를 보유한 2대주주다. KKR과 앵커PE는 2015년 그루폰으로부터 티몬 지분 59%를 38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21년 3050억원의 추가투자로 지분 전량을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2022년 티몬이 152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잠식 위기에 놓이자 KKR과 앵커는 구영배 회장이 이끄는 큐텐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큐텐에 티몬을 넘기는 대가로 현금이 아닌 큐텐 지분을 받기로 구조를 짰다. 구 회장은 2023년 위메프를 같은 구조로 품은 뒤 AK몰과 인터파크 커머스 사업에 이르는 커머스 기업들을 현금을 들이지 않고 인수했다.

티몬·위메프의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PEF인 KKR과 앵커PE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두 사모펀드는 각각 3000억원가량씩의 투자금 가운데 일부를 손실처리할 전망이다. 큐텐에 대한 부실실사 여부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글로벌 PEF 관계자는 "지분교환 거래도 일종의 신규딜이기 때문에 현금 거래와 똑같이 글로벌 투심위 등을 거쳐야 허가가 났을 것"이라며 "다른 곳도 아니고 KKR이 구 회장의 장밋빛 전망을 정말로 믿고 보고했는 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시아 시장 투자로 쓴 맛을 보고 있는 KKR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KKR은 일본에서 약 3조원에 인수한 칼소닉칸세이와 칼소닉칸세이를 통해 7조5000억원에 인수한 마그네티마렐리가 2022년 법정관리를 겪으면서 아시아 바이아웃 투자 자제령이 내려질정도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에서도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대신 크레딧과 인프라 투자 등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티몬 투자 과정에서 실사 역량이 도마위에 오르면 한국팀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지난해 큐텐 확장의 마지막 단추로 꼽혔던 11번가 거래에서는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가 큐텐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거래가 무산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당장 대규모 적자와 자본잠식으로 인해 파산을 앞두고 있었던만큼 큐텐과 지분교환이 '마지막 보루'였던 점을 고려해야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당장 손실을 확정짓느냐 아니면 몇 년 더 시간을 버느냐 선택지에 놓였던만큼 글로벌 PEF입장에서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며 "큐텐 측이 '꼬리자르기'에 나서면서 여론이 투자사로 옮겨지는 게 PEF입장에선 가장 최악일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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