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가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가지다. 연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전기차 전용 주차장, 통행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최근 시승한 BMW 준대형 세단 5시리즈의 첫 전기차 BMW i5는 이같은 전기차의 실용성은 물론 주행의 재미와 고급스러움까지 갖춘 차량이었다.
“5시리즈가 이렇게 컸나” BMW i5를 처음보자 큰 차체에 압도됐다. 작년 말 국내에 출시된 BMW 뉴 5시리즈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95㎜ 더 길어졌고, 30㎜ 더 넓어졌다. 동급 차량 대비 가장 큰 실내외 공간을 자랑한다. 7시리즈와 비교해서도 길이가 300㎜가량 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차량 높이도 35㎜ 높아졌다.
코뿔소를 연상시키는 키드니 그릴도 눈에 띄었다. 외관만 놓고 보면 BMW i5는 하늘색 번호판이 아니라면 5시리즈 내연기관차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였다. 1972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에 800만대 이상 판매된 프리미엄 세단답게 BMW5 시리즈의 디자인은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다.
차 문을 열자 웰컴 라이트가 바닥에 켜졌다. 가죽 시트를 장착한 차량 내부는 고급스러웠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그 옆으로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큼지막하게 자리 잡고 있어 미래 차 느낌이 확 들었다.
시동을 걸고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올 땐 묵직함이 느껴졌다. BMW i5는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40.8kg·m의 압도적인 성능을 갖고있다.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지 않아도 가속을 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BMW i5는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초에 불과하다.
가속 페달(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순간 회생 제동이 진행돼 전기차 특유의 꿀렁거림은 있었다. BMW i5는 회생제동이 4단계로 강약 조절이 되는데, 이에 익숙해지기 전까진 시간이 걸렸다. 내비게이션 성능도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BMW는 ‘BMW그룹 R&D 센터 코리아’에서 내비게이션과 한국어 음성인식 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시승했던 BMW i5 e드라이브40 M 스포츠 프로 모델엔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기능도 탑재됐다. 차량에 탑승하지 않고도 주차할 수 있었지만, 앉은 채 해당 기능을 작동해 봤다. 차량이 스스로 움직이다 핸들이 갑자기 확 꺾이자 불안한 마음에 결국 브레이크를 밟았다.
BMW i5 e드라이브40는 한번 충전에 21인치 휠 장착 기준 384㎞를 달릴 수 있다. 국내 판매 차량은 20인치 휠이 장착돼 이보다 주행거리가 더 길다고 한다. 판매 가격은 9290만~1억170만원이다. 상위 트림인 BMW i5 M60 x드라이브는 1억3890만원이다.
차량 가격이 8500만원을 넘어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순 없지만,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요건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고시에 따라 취득세를 최대 140만원 감면 받을 수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