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에 달하는 세후 월급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돈으로 치면 방송할 때가 더 많이 번 것 같다"고 29일 밝혔다. 공개한 급여분인 지난 6월, 국회가 원 구성 난항으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저는 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6월에 국회의원들 일 안 하지 않았느냐'는 진행자의 말에 "저는 (일) 했다"고 답했다.
지난 6월 원 구성 갈등으로 반쪽짜리 상임위원회가 열리는 등 국회가 제구실을 못 하는 가운데, 의원들에게 '국민 혈세'로 주는 세비(歲費)는 꼬박꼬박 계산됐었다는 지적에 대한 답이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밖에서 계신 분도 있었지만, 저는 꼬박꼬박 회의 다 참석했다"고 했다. '월급 받아도 된다는 말이냐'는 말에는 "당연하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의원 월급이 많은 것 같냐'는 물음에는 "글쎄요"라며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에는 여러 가지 수당도 포함돼 있다. 국회의원이 밥 얻어먹고 다닐 일은 적고, 사야 할 일이 많다. 일반적으로 살았을 삶과 다르긴 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돈으로 치면 방송할 때가 더 많이 버는 것 같다"며 "(의원 월급은) 찾아보면 규정으로 계산이 가능한 금액이다. 제가 공개했다기보다는 계산 결과를 알려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7일 방송된 방송 MBN '가보자GO' 시즌2에서 최초로 자신의 집 내부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 6월분 월급 액수까지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금액은 992만2000원이었다.
이 의원은 스페셜 MC로 등장한 사유리가 "국회의원 얼마나 받아요?"라고 묻자, "이거 딱 초등학생 질문이다. '아저씨 뭐 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물어봐서 답하면 월급만 물어본다"면서도 "지난달 처음으로 통장에 돈이 찍혔는데 992만2000원이었다"고 했다.
대한민국에 정치 혐오가 만연한 가운데,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좀처럼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매일 싸움만 하는데 엄청 받네", "월급 줄여라", "월급이 왜 이리 많냐"는 목소리였다.
국회사무처가 공고한 '2024년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기준' 등에 따르면 올해 의원 연봉은 세전 약 1억5700만원이다. 지난해(약 1억5400만원)보다 1.7%(약 300만원) 오른 셈이다. 구체적으로 일반수당 월 707만9000원, 관리업무수당 63만7190원, 상여금 1557만5780원, 명절휴가비 849만5880원, 입법활동비 313만6000원, 특별활동비 78만4000원이다.
이 밖에도 의원들에게는 실제 차량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매월 유류비와 유지비를 각각 월 110만원, 35만8000원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상임위원장을 맡거나 교섭단체 대표를 맡으면 유지비는 1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의원들은 매월 세전 1200~13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