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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군단 꺾은 女핸드볼…'최약체 설움' 한방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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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은 한국 구기종목 가운데 대표적인 ‘효자 종목’으로 불린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8회 연속 4강에 진출해 역대 올림픽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땄다. 2004년 아테네 대회 결승에서는 세계 최강 덴마크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친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어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한국 여자 핸드볼은 2004년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를 써낸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체력 조건이 월등한 유럽 팀들의 강세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16년간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단체 구기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전망도 밝지 않았다. 세계 22위 한국은 노르웨이(2위), 덴마크(3위), 스웨덴(4위), 독일(6위), 슬로베니아(11위)가 속한 A조에서도 최약체로 평가됐다.

모두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우생순의 정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헨리크 시그넬 감독(48·스웨덴)이 지휘하는 한국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1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23-22로 승리했다.

핸드볼 종주국 독일의 평균 신장은 177.6㎝로 한국(172.9㎝)보다 5㎝ 가까이 큰 팀이다. 한국은 빠른 발을 활용한 재치 있는 공격과 빗장 수비로 신체적 열세를 극복했다. 특히 165㎝의 강경민(SK)은 독일 장신 수비진에 밀려 넘어졌다가도 다시 일어나 득점하는 투지를 보였다. 후반 막판에는 골키퍼 박새영(삼척시청)의 신들린 선방도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시그넬 감독의 과감한 전략이 빛을 발했다. 11-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진 탓에 실책이 잦아지면서 한때 14-18로 끌려갔다. 시그넬 감독은 종료 15분을 남기고 골키퍼를 빼고 필드 플레이어 7명을 투입하는 ‘7-6 전술’을 꺼내 분위기를 바꿨다. 과감한 전략으로 승부를 뒤집은 시그넬 감독은 “후반 들어 7명의 선수를 전원 공격으로 투입한 작전이 주효했다”고 했다.

파리올림픽 여자 핸드볼은 12개국이 두 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조 4위까지 8강에 오른다. 한국이 슬로베니아(11위)를 잡는다면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더 키울 수 있다.

한국은 28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슬로베니아와 2차전을 치른다.

서재원 기자

■ 오늘의 올림픽

15:30 배드민턴 혼합복식 조별예선 B조 한국-알제리

17:00 유도 여 48kg 32강 이혜경, 남자 60kg 32강 김원진

17:50 펜싱 여자 에페 32강 개인 송세라, 강영미, 이혜인

18:00 경영 남자 400m 자유형 예선

19:30 펜싱 사브르 남자 32강 박상원 오상욱 구본길

(27일, 한국시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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