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이 이끈 실적
우리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931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6252억원)보다 48.98% 급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비용을 추가로 쌓았지만, 시장 추정치(8034억원)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이자이익은 2조197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소폭(0.1%) 줄었다.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에 비해 0.03%포인트 하락한 1.47%를 기록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 관련 수익률이 감소했지만, 기업 대출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작년 수준의 이자이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잔액이 18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취급한 대기업 대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15.4%나 늘었다.
이자이익 성장세는 주춤했지만, 비이자이익이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올 2분기 그룹 전체 비이자이익은 5348억원으로 작년 동기(2784억원) 대비 92.0% 폭증했다. 고객 자산관리(WM)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2분기 그룹 전체 WM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3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 리스 부문 자회사들이 선전하면서 비이자이익 증가세에 힘을 보탰다.
○주주가치 극대화 나선다
우리금융은 이날 금융그룹 최초로 구체적인 중장기 밸류업 계획도 발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주도해 마련한 주주가치 극대화 프로그램이다. 우리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지속 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밸류업의 핵심인 총주주환원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시장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우선 경영진과 이사회의 투자설명회(IR)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통해 주당 180원의 분기 배당 안건도 의결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동양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와 관련해 “오버페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주주환원율
당기순이익 대비 전체 주주환원 금액의 비중을 뜻한다. 주주환원 금액에는 배당, 자기주식 매입 등이 포함된다. 총주주환원율이 클수록 시장에서 주주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기업으로 여겨진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