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슈퍼가 복불복 없이 뭘 골라도 맛있는 복숭아 판매에 나선다.
신선식품의 맛과 신선도가 대형마트 본연의 경쟁력이라고 판단한 이 회사는 2022년부터 ‘신선을 새롭게’라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과일을 비롯해 채소, 수산, 축산 상품의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산지에서부터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순간까지 전 유통 과정을 면밀히 분석해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참외와 수박, 전복 등을 선정해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 18일 시작한 ‘신선을 새롭게 복숭아 캠페인’도 그 일환이다. 어느 것을 골라도 복불복 없이 맛있는 복숭아를 선보이는 게 목표다. 롯데마트·슈퍼는 지난해부터 복숭아 전 품목에 100% 비파괴 당도 선별을 도입했다. 최근 제철인 중생종 복숭아 중량을 10% 늘려 250g 내외 상품만 선별했다.
뒤이어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을 적용해 아삭한 복숭아를 선보였다. ‘AI 선별 아삭한 복숭아’는 실시간 결함을 탐지할 수 있는 ‘고속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AI 선별 시스템은 기존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첨단 AI를 접목해 더 높은 정확성으로 농산물 품질을 판단한다. AI 선별기가 빠르게 지나가는 복숭아를 카메라 두 대로 초당 3~4회 고속 촬영해 결점이 있는 과일을 찾아낸다.
AI 선별 시스템으로 색상, 크기, 당도, 흠집 등 복숭아의 결점 요소를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형, 병충해, 돌연변이를 비롯해 아삭한 복숭아 품종에서 특히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핵할(씨가 갈라지는 현상)도 판별할 수 있다. AI 선별 기계에 달린 카메라와 센서가 각기 다른 각도에서 겉면을 촬영해 복숭아 꼭지 사이 빈틈을 찾아내고, 해당 파장값을 분석해 과육을 상하게 하는 핵할을 검출해내는 원리다.
아삭한 복숭아는 다양한 품종이 시기별로 빠르게 출하된다는 특징이 있다. 각 품종의 특성을 반영한 품종별 딥러닝을 별도로 진행해 선별 모델 알고리즘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 이런 기술적 혁신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더 신선하고 맛있는 복숭아를 발 빠르게 제공하는 게 목표다.
롯데마트·슈퍼는 지난해 7월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해 품질과 중량, 색깔까지 선별한 천도복숭아를 선보였다. 올해는 보다 대중적인 아삭한 복숭아 품종에도 AI 선별 시스템을 적용했다. 향후 부드러운 복숭아 품종에도 선별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24일부터 당일 새벽에 수확해 오후 매장에서 파는 ‘새벽 복숭아’ 판매 지역을 확대했다. 새벽 복숭아는 충북 음성과 충주 등 주요 산지에서 새벽 4시께 수확을 시작해 오전에 선별과 포장 작업을 완료하고 오후 3시 이후 매장에서 판매하는 초신선 상품이다. 복숭아는 날씨 변화에 민감한 극선도 상품이다. 특히 7월 중순 장마 이후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시기에 신선한 새벽 복숭아의 진가가 발휘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농가가 직접 산지에서 매장으로 새벽 복숭아 상품을 입고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으나 올해는 롯데마트 자체 물류센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농가는 수확 이후 롯데마트 물류센터로 상품을 전달하기만 하면 돼 일손 부담을 덜 수 있다. 센터에서는 당일 공급량을 정확한 타임테이블에 맞춰 점포로 옮길 수 있어 안정적인 물량 운영이 가능하다. 롯데마트·슈퍼는 전년보다 운영 점포를 약 8배 늘린 70여 곳에서 새벽 복숭아를 판매한다.
회사 관계자는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를 통해 롯데마트·슈퍼만의 신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