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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리스크에 상장폐지 부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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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7월 코스닥시장이 출범한 후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27년간 54배 넘게 불어났다. 그러나 정작 코스닥지수는 최근 1년 사이 출범 당시(1000)보다 낮은 800~900 선을 맴돌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만년 저평가’받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닥시장 시총은 396조5919억원이다. 전산 집계가 시작된 1996년 7월 당시 시총은 7조2953억원으로 27년 동안 약 54.6배 늘어났다.

시총이 크게 불어났는데도 코스닥지수가 출범 시점보다 더 떨어진 이유는 지수 산출 방식에 있다. 신규 상장, 증자, 상장폐지 등 주식 수가 달라지는 것은 지수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상장된 종목의 주가 변동은 지수에 반영되는 구조다. 즉 코스닥시장에서 신규 상장이 많아지며 시총 자체는 늘었지만 이들 기업 주가가 장기적으로 내려가면서 전체적으로 지수가 하락했다는 얘기다.

2000년 초 닷컴버블이 붕괴하고 지수 하락이 극심해지면서 금융당국은 2004년 코스닥지수를 ‘10배 뻥튀기’했다. 코스닥지수를 산출하는 기준 주가를 100에서 1000으로 단위만 바꾼 것이다. 2004년 1월 20일 종가 기준 44.57에 불과하던 코스닥지수는 26일 448.19로 새롭게 거래를 시작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은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회사가 많고 기업이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을 조달하면서 주가가 낮아지는 곳도 많았다”며 “이러한 요소가 반영되면서 지수 전체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분식회계 등으로 주요 종목의 주식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2009년 코스닥시장 시총 13위권에 오른 네오세미테크는 부실 감사, 매출 부풀리기 등이 발각되면서 2010년 8월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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