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양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백웅기 감독이 올림픽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황당한 이유로 경질당했다.
PTI 통신 등 인도 매체는 23일(한국시간) "인도 양궁의 백웅기 감독이 수모를 겪었다"며 "백 감독이 프랑스 파리 도착 후 'AD 카드' 발급을 기다리다가 인도올림픽위원회(IOA)로부터 귀국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은 백 감독이 경질된 이유로 IOA의 AD 카드 배분 문제를 꼽았다. 인도에는 6명의 선수 외 4장의 AD 카드가 분배됐는데, 통상 감독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지만 IOA가 인도인 남녀부 코치와 심리치료사, 그리고 협회 사무총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물리치료사 이름을 먼저 올리면서 이들이 AD 카드를 받았다는 것.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올림픽 감독의 역할에서 제외됐으니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라"는 IOA의 황당한 통보에 백 감독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백 감독은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코치 역할에서 제외됐다"며 "굴욕스럽고 모욕적"이라고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계약을 연장하자 그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도 매체들을 통해 밝혔다.
백 감독은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팀 코치, 2012 런던올림픽 여자팀 감독을 역임하며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일궈냈다. 인도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백 감독에게 양궁팀 총감독을 제안했고, 지난 2년 동안 인도 대표팀을 이끌어 왔다. 덕분에 인도는 12년 만에 남자, 여자, 혼성 3개 팀이 참가권을 따냈다.
한편 인도로 돌아간 백 감독은 한국행을 준비 중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