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암호화폐거래소가 투자자에게 연 2%대 예치금 이자를 주기로 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증권사의 예치금 이용료율이 연 1%대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21일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회원 예치금의 예치금 이용료율을 연 2.1%로 책정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예치금 이용료는 매 분기 첫날로부터 10일 이내 지급한다. 예치금 이용료는 원천징수 세액(15.4%) 공제 후 업비트 계정을 통해 지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과 제휴한 빗썸은 연 2.2%의 예치금 이용료를 준다. 매일 밤 11시 59분 59초 원화 잔액 기준으로 이자가 발생한다. 신한은행과 손잡은 코빗은 연 2.5%의 예치금 이용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첫 지급일은 다음달 5일이다. 코인원은 이날 실명계좌 제휴 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협의해 고객 예치금 이용료 이율을 연 1.0%로 책정했다. 이용료는 매일 밤 12시 원화 잔액(일 마감 잔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전북은행과 제휴한 고팍스는 연 1.3%로 이용료 이율을 정했다. 고팍스는 분기별로 익월 10영업일 내 지급할 방침이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가 고객 예치금에 이자와 같은 이용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은 지난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다. 이 법에 따르면 거래소는 고객에게 예치금 이용료를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거래소의 이용료 지급이 유사 수신행위로 규정돼 불법이었다.
애초 암호화폐거래소의 이용료율은 연 1%대로 예상됐다. 주요 암호화폐거래소가 연 2%대로 이용료율을 정한 것은 시장 점유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9일 밤엔 이용료율을 놓고 눈치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께 업비트는 연 1.3%의 이용료율을 공지했다. 이후 빗썸이 연 2.0%로 공지하자, 업비트는 연 2.1%로 공지를 수정했다. 빗썸 역시 업비트의 이용료율 상향 조정 이후 최종 연 2.2%로 정했다. 코빗은 업계 최고 수준인 연 2.5%의 이용료율을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연 2%대 이용료율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거래소들은 예치금 이용료율이 회사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별 예치금 규모(올해 1분기 기준)는 △업비트 6조3222억원 △빗썸 1조6389억원 △코인원 1128억원 △코빗 564억원 △고팍스 41억원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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