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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취업과 창업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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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취업과 창업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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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인생의 숲 두 갈래 길 앞에서 잠시 멈춰 깊이 생각하고선, 한 길을 간다. 그리고 뒤돌아보면서 기뻐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인생의 선택에 대한 비유다.

진지하게 내가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취업 말고 창업을 해라.” 더 이상 평생직장의 개념은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다. 경제 환경과 기술이 빠르게 변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해야 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보다 스스로 기회를 창출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배울 것이 있을 때 직장은 의미가 있다. 직장에 머무르는 동안 최선을 다하면서 창업을 위한 준비를 한다면, 재생산과 창업을 위한 교육의 시간이 되므로 값어치가 있다. 한국 부모의 엄청난 교육열에 세계인이 놀라지만, 그렇게 키워내 대기업에 취직한 자랑스러운 자식 대부분은 창업자가 되지 못한다. 되레 과도한 교육비는 저출산 및 부실한 노후 대비라는 사회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대학을 중퇴하고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했다. 그들은 애플II가 성공하기 전까지 여러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었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잡스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는 시련도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픽사와 넥스트를 설립하며 다시 한번 창업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픽사는 세계 최초의 3D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애플이 넥스트를 인수한 뒤 잡스는 애플로 돌아와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통해 세상을 혁신했다.

지방의 자영업자 예도 있다. 대구 동성로 교동시장 안 납작만두 골목에서의 실화다. 골목 노점상 할아버지에게 어떤 손님이 동정 어린 마음으로 “요즘 장사는 잘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당당한 표정으로 “저 앞 가게가 제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평생 노점 장사를 해 샀습니다”라고 했다. 손님은 머쓱해졌고, 한 우물 파기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두 사례의 규모와 사회적 영향력은 크게 다르다. 그러나 취업 대신 창업이라는 공통점은 존재한다. 물론 창업에는 자금 문제 등을 포함해 크고 작은 현실적·잠재적 위험이 있다. 그래도 철저한 분석을 통한 대비와 옳은 방향 설정, 피나는 노력, 불굴의 의지 등이 조합된다면 해볼 만하다.

음악에 비유하면 창업은 독주(창), 취업은 오케스트라의 합주와 같다. 때로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함보다는 혼을 담은 독주(창)가 더 깊은 감응을 주기도 한다. 한 철학자는 ‘해가 뜨면 사라지는 풀잎에 묻은 달콤한 이슬보다 바위를 깨고 나오는 마르지 않는 물’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취업의 가치와 창업의 가치를 비교할 수 있는 금언이다. 시작은 작으나 나중은 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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