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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 공룡’이라는 별명대로 겁이 없었던 ‘여우’ BNK 피어엑스(FOX)가 대어를 낚았다. 피어엑스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롤파크에서 열린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1라운드 경기에서 T1을 세트 스코어 2 대 1로 제압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T1은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초대 챔피언에 오른 강팀이다. 다만 이후 복귀한 LCK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이어 피어엑스에게도 패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 팀의 대결은 ‘우틀않(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밴픽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피어엑스와 T1 모두 1세트부터 3세트에 이르기까지 같은 콘셉트를 유지했다. 피어엑스는 정글 자이라를 세 번 연속 택하며 미드 코르키, 루시안과 조합을 선보였다. T1은 정글 아이번, 미드 트리스타나, 원거리 딜러 이즈리얼을 3세트 내내 똑같이 골랐다.
결과적으로 좀 더 유연한 선택을 선보인 피어엑스가 승리를 거뒀다. 피어엑스는 정글 자이라와 미드 코르키는 고정적으로 선택했지만 탑과 바텀 챔피언에서 변화를 택했다. 특히 승부를 결정지은 3세트에서 탑 나르와 바텀에서 세나-오른 조합을 선택한 것이 제대로 통했다. 나르를 선택한 ‘클리어’ 송현민이 시종일관 크산테를 선택한 T1 탑 ‘제우스’ 최우제 압박하며 성장 격차를 벌렸다. 반면 이즈-세라핀을 선택한 T1 바텀을 상대로 세나-오른을 택한 피어엑스 바텀 ‘헤나’ 박증환과 ‘듀로’ 주민규가 단단하게 버티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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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엑스는 탑에서의 격차를 바탕으로 스플릿 운영을 선보이며 T1을 흔들어 놨다. 빈틈이 보일 때마다 상대를 잡아내며 차이를 더욱 벌렸다. 상대를 몰아붙인 피어엑스는 대형 오브젝트인 내셔 남작(바론) 사냥에 성공하며 더 과감한 사이드 운영을 펼쳤다. 유일한 탱커 챔피언인 크산테가 성장하지 못한 T1은 본인들이 원하는 대치 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밀려났다.
결국 두 번째 내셔 남작을 사냥한 피어엑스가 T1의 억제기를 부수며 진격했고 1만 골드 가까이 벌어진 성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T1은 무너졌다. 이날 T1은 피어엑스를 상대로 단 한 번의 킬도 기록하지 못하며 0킬 8데스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대어 T1을 낚으며 기세를 올린 피어엑스는 오는 21일 KT 롤스터와 2라운드 첫 맞대결을 벌인다. 1라운드에는 세트 스코어 0 대 2로 완패를 당했으나 T1을 꺾은 만큼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패배한 T1은 내일 또 한 번 강적을 만난다. 바로 지난주에 T1에게 패배를 안겨준 한화생명이다. 흔들리고 있는 T1이 한화생명을 잡고 반전에 성공할지, 아니면 ‘패배의 늪에’ 빠지고 말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