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수요 더 늘어난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3분기 가계의 주택대출수요 지수는 19포인트로 2분기 6포인트에 비해 세 배 넘게 증가했다. 이 지수는 18개 은행의 여신업무 총괄 담당자들의 의견을 들어 지수화한 것으로 -100~100 사이에서 결정된다.가계의 일반 대출 수요도 2분기 -8포인트에서 3분기 8포인트로 증가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주택시장 회복 기대 등으로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주택가격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0.04% 상승했다. 작년 11월 이후 7개월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0.38%로 2021년 11월 이후 최대였다. 이같은 상승세가 3분기에도 이어지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가계의 주택대출에 대한 대출태도를 한다는 다소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대출 담당자들은 3분기 가계주택태도지수를 -6포인트로 전망했다. 0을 밑돌면서 다소 깐깐한 태도를 나타낼 것으로 응답했다.
대출 태도가 -6포인트였던 2분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16조5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 10조원에 비해 증가 폭이 커졌다. 주담대와 일반대출을 포함한 은행의 총 가계대출 증가액은 1분기 3조5000억원에서 2분기 17조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다만 여기에는 정책 대출 공급 방식이 주택금융공사 직접 지원에서 은행 대출 후 이차 지원 형태로 변경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 신용위험…대출태도 강화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2분기 17포인트에서 3분기 22포인트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해지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게 은행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신용위험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대출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는 36포인트로 전망됐다. 2분기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위험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는 2022년 4분기(39포인트) 이후 가장 높다. 건설업과 석유화학,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1%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반면 대기업은 회사채 시장이 안정되면서 대출수요지수가 0포인트 수준까지 내려섰다. 신용위험지수는 6포인트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태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2분기 -3포인트에서 3분기 -11포인트로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