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우석이 '과잉 경호', '황제 경호' 논란이 불거진 후 경호 인력을 줄였다. 하지만 변우석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로 아수라장이 발생하면서 경호에 대한 딜레마에 휩싸이게 됐다.
변우석은 지난 16일 오후 '2024 변우석 아시아 팬미팅 투어 서머 레터(2024 ByeonWooSeok Asia Fanmeeting Tour SUMMER LETTER)'를 홍콩에서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2일 출국 당시 사설 경호원 6명이 동행했지만, 이번에는 3명만 동행했다. 논란 이후 경호 인력을 절반으로 줄인 셈이다.
변우석에 대한 논란은 그가 홍콩으로 출국하면서 공항 라운지 승객에게 플래시를 비추는 영상도 온라인에 퍼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사설 경호원들이 공항 출입구를 임의로 막고, 시민들의 여권·탑승권을 검사한 행위 등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후 경호 업체 측이 안전을 위한 대응이었지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고,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도 15일 "모든 경호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경호 업체 측의 과잉 행동이 인천공항 측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고, 인천공항경찰단은 사설 경비업체 소속 경호원들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 소식까지 전해졌다. 또한 경찰은 이 경호원들에게 폭행이나 강요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법률 검토를 하고 있고, 다른 승객이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지 못하게 막은 행위에 대해선 라운지 운영사의 업무를 방해했는지도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K팝 아이돌 팬들에게 행해졌던 유구한 과잉 경호의 문제점이 변우석으로 인해 터졌다는 지적도 있다. 한 아이돌 팬은 "사설 경호 업체들이 팬들에게 숨 쉬듯 당연하게 자행했던 행동들이 변우석 논란에서 드러난 것뿐"이라며 "해외 투어 일정에 맞춰 정당하게 티켓을 발권받아 공항에 가도 '사생'(사생활을 쫓는 악성 스토커) 취급받았는데, 이번 논란을 보면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에도 유명 아이돌들의 사설 경호원들이 과잉 경호를 하면서 팬들을 밀치거나 폭행에 가깝게 제압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포착됐다. 지난해 5월 인천공항에서 한 보이그룹의 팬은 경호원과 충돌하면서 늑골이 부러져 전치 5주의 상처를 입었고, 해당 경호원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변우석을 경호하며 후레쉬를 쏘던 인물 역시 아이돌 팬덤에서 그와 같은 행위로 얼굴이 알려진 인물이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몰려드는 인파에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어디까지 경호의 범위로 둬야 하는지 고민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변우석의 귀국 현장에는 경호 인력이 축소되면서 팬들과 그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안전이 우려될 정도로 아수라장이 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205경호협회회장인 이동엽 대경대 교수는 한경닷컴에 "폭력적인 '과잉' 경호는 어떤 식으로든 안되지만, 이번 사안은 '과잉'이라기 보단 인력 부족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출국 당시 경호원이 6명이 있었다고 하는데, 동선 거리 등을 고려하면 그 수도 부족하다. 전담 3-4명, 외부 인력이 따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경호 인력들의 전문적인 교육도 필요하다"며 "교육이 잘 안되면, 혼잡 상황에 당황해 과잉 방어 행동이 나오게 된다. 숙련된 경호 교육이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