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이 프랑스를 따돌리고 체코 신규 원전을 수주한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취임 후 세 차례나 체코와 정상회담을 하고 협력을 요청한 것이 수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대서양조양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DC에서 체코를 포함해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4개국 정상을 상대로 ‘원전 세일즈 외교’를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한 금융 지원도 가능하다”며 협력을 호소했다. 업계에선 사업자 선정 직전에 정부가 정상회담 일정을 잡은 뒤 관련 사안을 논의한 점이 수주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도 파벨 대통령에게 원전 수주 협력을 요청했다. 2022년 6월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한 정상회담에서도 한국 기업이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호소했다.
그간 윤 대통령은 취임 후 2년간 총 100여 개국과 150차례 넘는 정상회담을 열고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하며 각국 정상에게 원전 방위산업 인프라 등 분야의 한국 기업 진출을 적극 호소했다. 2년 동안 정상 외교를 통해 얻은 성과는 컸다. 정부는 그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에서 107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취임 전 30억~70억달러이던 방산 수출액은 지난해 135억달러로 늘었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도 정상 외교의 성과로 꼽힌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