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나는솔로' 21기에서 사상 초유의 밥값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달라진 2030의 데이트 문화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방송서 첫 데이트를 하게 된 여성 1명과 남성 3명은 울진 대게집으로 향했다.
논란은 대게를 맛있게 먹고 계산하면서 발생했다.
남성 3명의 선택을 받은 정숙이 영수, 상철, 영호와 데이트에 나서면서 '원래 한번 밥을 살 때 제대로 사야한다고 배웠다. 내가 저녁을 쏘겠다'고 공언했었기에 정숙이 계산할때 남성 3인방이 움직이지 않았던 것은 문제될 게 없었다. 이날 저녁 한끼로 먹은 대게 가격은 무려 40여만원에 달했다. 정숙은 카드를 내며 "저 이제 굶어야 해요"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후 1대3 일행은 1대1 데이트를 위해 인근 카페로 이동했다. 정숙이 거금을 들여 대게값을 계산했으니 커피는 남자들이 살법도 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한의사, 대기업 종사였던 이들 남성들은 모두 바라만 볼 뿐 누구도 나서 계산하려 하지 않았다. 되려 영수는 '커피도 정숙이 쏘는거냐'고 물었고 영호는 이후 인터뷰에서 "제가 남자들 중 막내라 나서지 않았다"고 속내를 전했다.
결국 40만원이 넘는 밥을 산 정숙은 커피까지 혼자 도맡아 계산해야 했고 시청자들은 "데이트비용 빌런이 탄생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데이트 비용관련 화두는 영숙과 영식의 데이트에서도 발생했다. 영식은 "데이트라고 해서 남자가 꼭 사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더치페이를 제안했다. 영숙 또한 이에 응했고 가게 사장님은 알아서 각자의 밥값을 계산했다. 자막에는 '솔로몬의 지혜'라는 설명이 담겼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영식은 최근 코트와 패딩값으로 340만원을 썼다고 밝혀 통큰 소비력을 보여줬으나 데이트에서는 남녀가 동등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확고한 모습을 보여줬다.
방송 후 익명 커뮤니티에는 21기 출연자들을 통해 달라진 데이트문화를 엿봤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21기 출연자는 다른 기수보다 어린 2030 세대다"라면서 "이미 2030 데이트는 더치페이가 표준이고 일방적으로 얻어먹는 문화를 남녀 모두 혐호하는 개념이 굳어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전에 방송된 '나는 솔로'에서는 데이트 중 밥을 먹을 때 값비싼 한우집을 가건 회를 먹건 주로 남성들이 계산하는 모습이 전파를 탄 바 있다. 지난해 방송된 16기 편에서는 화장실을 가는 척하던 현숙이 남성 출연자 몰래 밥값을 계산하는 모습이 감동을 유발하는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참고로 '나는 솔로' 출연료는 1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출연자들은 세금(3.3%)을 뗀 96만7000원을 출연료로 받는다. 데이트 비용도 출연자들이 직접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날 장 보는 비용(100만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데이트 비용은 모두 출연자들이 재량껏 지불한다.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이 직장인의 연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55.6%)은 1회 데이트에 5만원~9만원대를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10만원~14만원대가 28.3%, 5만원 미만이 8.1%, 15만원~19만원대가 5.7%, 20만원 이상 2.3% 순으로 집계됐다. 데이트 비용 부담은 45.9%가 절반씩 내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