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 회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희비가 엇갈렸다. 넥슨은 중국에서 출시한 모바일 게임과 새로 도전한 루트슈터 장르 게임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출시한 퍼즐 게임의 운영을 1년 만에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달 선보인 액션 게임도 인기몰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후속 신작들의 성공이 더 절실해졌다.
15일 게임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지난 2~9일 주간 스팀 게임 세계 매출 순위에서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가 1위를 기록했다. 스팀은 동시접속자가 34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PC 게임 플랫폼이다. 넥슨은 자회사인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퍼스트 디센던트를 지난 2일부터 스팀에서 유통하고 있다. 이 게임 장르인 류트슈터는 역할수행게임(RPG)에서 전리품을 노획하는 행위인 ‘루트’와 사격을 뜻하는 ‘슈트’를 합친 말이다. 한국에선 널리 즐기는 장르가 아니지만 서구권에서는 워프레임,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같은 루트슈터 게임이 이미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 접속자 수도 많다. 스팀 통계 서비스인 스팀DB에 다르면 퍼스트 디센턴트의 스팀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26만4860명이다. 올해 스팀을 통해 유통된 국내 게임 중 최대 규모다. 15일 기준 세계 모든 게임 중 다섯 번째로 이용자 수가 많다. 넥슨은 이 게임을 PC뿐 아니라 콘솔로도 유통하고 있다. 전체 이용자 중 콘솔 이용자 비율이 약 50%라는 게 넥슨의 설명이다.
넥슨이 지난 5월 중국에서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앱 시장조사업체인 앱매직에 따르면 이 게임은 지난 1~7일 틱톡에 이어 세계에서 매출이 두 번째로 많은 앱 자리에 올랐다. 유튜브, 중국 인기 게임 ‘왕자영요’ 등보다 매출이 많았다. 중국 현지 매체인 게임룩은 이 게임의 출시 후 첫 달 매출이 1조원에 다다를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신작으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넥슨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출시한 ‘퍼즈업: 아미토이’의 운영을 다음 달 28일 종료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인 ‘쓰론앤리버티’의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게임이다. NC다이노스, 세븐일레븐 등과도 협업해 이 게임을 홍보했지만 시장에서 큰 반응을 끌어내진 못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달 27일 100개국에서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버전으로 내놓은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도 흥행이 부진하다.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는 남아 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역할수행게임(RPG)인 ‘호연’을 다음 달 28일 내놓는다. 호연은 이 회사의 인기 게임이었던 ‘블레이드 앤 소울’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먼저 출시했던 쓰론앤리버티의 해외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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