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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강국 사우디 "해마다 EWC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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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발전하려고 노력했기에 오랫동안 있을 수 있었다.”

국내 대표 프로게임단 T1 소속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지난 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에서 우승한 뒤 이처럼 말했다. T1은 EWC LoL 종목의 초대 우승팀이 되면서 사우디의 글로벌 e스포츠 허브 도약 역사에 기록으로 남게 됐다.

사우디는 e스포츠·게임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적극적인 육성 정책으로 이 분야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글로벌 게임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게임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동 최대 게임 시장으로 급부상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3년 전 17억9500만달러(약 2조4710억원)였던 사우디의 게임 시장 규모는 올해 21억8300만달러(약 3조5억원)를 넘어 2028년 28억7970만달러(약 3조964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젊은 층이 많은 인구 구조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게임 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 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사우디는 전체 인구 3480만 명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2350만 명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게임 이용률이다.

사우디 정부는 게임 산업을 ‘비전 2030’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비전 2030은 경제를 다변화해 석유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의 경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약 5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상위 게임 300개 중 30개 이상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사우디 정부와 민간 기관에서 86개의 이니셔티브를 실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일 리야드에서 개막한 EWC는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총상금 규모는 6000만달러(약 830억원)로 e스포츠 단일 행사 기준 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종목으로 채택된 게임만 21개에 달한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해 10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매년 EWC를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우디를 전 세계 e스포츠의 중심지로 만들어 게임 산업을 부흥시킨다는 목표다.
○글로벌 게임 기업에 손 내미는 사우디
정부 지원에 힘입은 사우디의 게임 시장 성장세에 전 세계 게임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EA, 닌텐도를 비롯한 해외 주요 게임 업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파이살 빈 반다르 사우디 왕자가 중국을 방문해 텐센트에 e스포츠 사업 협력 강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사우디 e스포츠연맹(SEF) 회장이자 사우디 국부펀드(PIF) 산하 새비게임즈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국내 게임사 역시 사우디와 손잡고 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PUBG)’의 모바일 버전과 PC 버전 모두 올해 EWC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오는 26~28일에는 PUBG 모바일의 경기가, 다음달 21일부터 25일까지는 PC 버전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제1회 e스포츠 올림픽’을 사우디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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